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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발트 3국을 이동하면 숲과 들판이 끝없이 펼쳐진다.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낮게 떠 있다.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런 길을 달리다보면 어느 새 산길이 그리워진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 정상에서 밑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단조롭게 이어지는 풍경에 도로를 가로지거나 도로 옆 들판을 거닐고 있는 사슴 등을 목격하면 웬지 낙원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때론 차에 치여 죽은 황새, 참새, 여우, 개, 고양이 등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달리는 버스 앞 유리에 부딛혀 퉁 하면서 떨어지는 새들도 여러 번 보았다.
최근 에스토니아 국경 근처 라트비아 도로에서 잠자리들이 버스에 부딛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이들은 마치 버스를 적으로 생각했는지 떼를 지어 특공대처럼 부딛혔다.
버스 운전사도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고 했다. 전날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말끔히 청소한 유리는 잠자리들로 인해 다시 얼룩졌다.
불쌍한 잠자리 떼...
도로 근처에 놀지 말고 넓은 들판에서 놀지 않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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