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4. 13. 12:59

4월 12일 부활절을 기해 전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80만명,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한국, 호주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봉쇄령을 내려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3월 16일부터 2주간 계속 연장해 4월 27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외출 금지령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은 의무적이다.

현재 유럽에서 확진자가 10만명이 넘은 국가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와 독일이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봉쇄령을 취하지 않은 채 모범적으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는 한국을 집중조명했다. 이 기사를 접하자 스페인에 발이 묶여 있는 지인 가족이 떠올랐다.


지인은 에스토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재외국민이다. 겨울철을 맞아서 추운 북유럽 에스토니아를 떠나 따뜻한 남유럽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에서 한 달 동안 머물 계획이었다. 3월 24일 이곳을 떠나 3월 26일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가모 공항을 경유해 탈린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당시만 해도 유럽은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 식구 4명과 함께 그는 2월 19일 푸에르테벤투라에 도착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가족여행을 즐겼다. 이 무렵 스키여행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부에서 갑자기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자 이탈리아 정부는 국경폐쇄 등 봉쇄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베르가모-탈린 항공편이 취소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페인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스페인 정부는 3월 14일부터 필수적 사유를 제외한 이동과 여행을 금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가족여행 마지막일을 10일 앞두고 식료품 등을 사러 가는 것 외에는 외출이 금지되었다. 결국 항공편 연기와 취소 등으로 카나리아 제도에서 대륙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끊겼다.

다행히 푸에르테벤투라에서 테네리페로 3월 24일 비행기로 넘어왔다. 만약 항공운항이 재개될 경우 푸에르테벤투라보다 테네리페가 더 유리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공항에 도착해 숙소가 있는 산안드레스(San Andres)로 이동할 때 스페인 봉쇄령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두 명인 가족인데 택시 1대가 아니고 2대로 나눠타고 이동해야 했다.

꼼짝없이 숙소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저 해수욕장이 라스테레시타스(Las Teresitas)다. 원래는 검은 모래, 자갈과 바위로 이뤄진 작은 해변이었다. 1968년 해안에서 150미터 떨어진 거리에 1킬로미터에 이르는 방파제를 쌓고 1973년 사하라 사막에서 하얀 모래 포대 400만개를 수입해 해수욕장을 정비했다.

* 이 글 모든 사진 및 영상 촬영: 김수환

이 아름다운 광경을 도착한 3월 24일부터 지금까지 발코니에서만 볼 수 있다. 지인에 따르면 지금껏 저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봉쇄령을 중하게 어긴 사람에게는 600유로에서 최대 3만유로까지 벌금이 부과되고 가볍게 어린 사람에게는 100유로부터 벌금이 부과된다. 언제 저 해변따라 걸어볼 수 있을까... 


그가 즐길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일출이다. 바다에는 크루즈선 두 대가 정박되어 있다. 


인근에 있는 주된 항구가 포화 상태로 이곳에 정박되어 있는 저 크루즈선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여행업임을 말없이 입증해주고 있다. 



벌써 유럽 도처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벼야 거리가 텅텅 비어 있다. "개미 새끼 하나도 얼씬 못 한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식료품 등을 사러갈 때만 외출한다. 가게 앞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유지되고 있다. 일정한 수만 안에서 물건을 사고 나머지는 밖에서 간격을 두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개 또한 집밖 세상을 궁금해 한다.  


요즘 스페인에서는 반려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 개를 산책시키는 것은 허용되기 때문이다. 10-15유로를 주고 타인의 반려견을 잠시 빌려서 산책하려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한다. 숙소 주인이 지인에게 자기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앞집 지붕에 올라온 개 두 마리가 "저희도 마음껏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현지 주민들은 매일 저녁 7시만 되면 지붕 위로 올라와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숙소에 감금되다시피 갇혀 
아들들은 천진스럽게 놀고, 
아내는 그림을 그리고 
지인은 사진 정리 등을 하면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발코니에서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봉쇄령이 언제 풀릴지 기약없이 낯선 여행지 숙소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스페인한인회와 라스팔마스 한국 영사관과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하루속히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라고 바란다.


* 코로나19로 유럽 남자들이 겪는 고충은 바로 이거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4. 10. 14:15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한국, 호주 등에서는 확산세가 이제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 등을 내려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국경봉쇄, 외출금지, 마스크착용, 사회적 격리, 자가체류 등이다. 

격리지침 위반에 대한 처벌은 나라마다 여러 가지다. 인도는 봉쇄령을 어기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몽둥이질로 단속하고 있다. 어떤 곳에는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귀잡고 쪼그려 뛰기, 팔굽혀펴기 등 보통 유럽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벌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국민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위반한 사람에게 최대 3천유로(약 4백만원)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호주는 위반시 최대 벌금 66,725달러(약 5천1백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 이미지 출러 image source


남미 콜롬비아는 고대나 중세 형벌도구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족쇄를 이용하고 있다. 긴 나무에 여러 개의 구멍을 내고 발을 집어넣게 해서 일시적으로 이동을 못하게 하고 있다. 또한 이는 창피함을 느끼게 한다.




콜롬비아 북부지방 코르도바(Cordoba)의 투친(Tuchin) 광장에서 자가체류를 무시하고 거리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이 형벌을 받고 있다.



이렇게 최소 30분 이상 발이 구속되고 있다. 효과가 어떨지는 현지인이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전염병 확산 방지에 매우 중요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는 매우 부접합하다.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말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적어도 사람간 2미터 간격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4월 9일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2,054명이고 사망자는 55명이다. 아래는 전시회에서 직접 촬영한 유럽 중세시대 형벌도구들 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