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1. 24. 07:05

며칠 전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슈퍼마켓 리미(Rimi)에 있는 서적 코너를 가보았다. 표지에 이국적인 매화가 그려져 있는 책이 시선을 끌었다.

"아니, 리투아니아에 팔고 있는 책 표지가 동양화로 그려져 있다니!"라고 놀라면서 가까이에 가보았다. 작가는 제미 포드(Jamie Ford), 제목은 케이코(Keiko)였다. 일본인 여자 이름일 것이라 생각했다. 뒷표지에 있는 책 내용 소개 글을 읽어보았다. 일본인 여자가 맞았다.


그런데 앞과 뒷 표지 상단을 살펴하니 한글과 한자가 섞여있었다. 보아하니 책 표지 그림은 한국인이 그린 동양화로 믿어진다. 일본인 여자 관련 책 표지에 한글이 있다니......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책은 미국인 소설가 제미 포드가 쓴 "Hotel on the Corner of Bitter and Sweet"의 리투아니아어 번역본이었다. 이 책은 1940년 초기 미국 시애틀에 서로 만난 중국인 소년 헨리와 일본인 소녀 케이코의 사랑과 우정을 다루었다. 2009년 역서 픽션 소설 베스트 셀러 책이다. 

한국이나 한국인하고 관련 없는 내용으로 여겨지는 데 왜 리투아니아어 번역본 표지는 한글을 담고 있을까? 일본어 철자와 한자가 섞인 동양화가 더 적합할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 출판사 표지 담당자가 한글을 몰라서 실수로 선택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한글이 벌써 동양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리투아니아에 등극한 것일까...... 아뭏든 이국 땅 서점에서 이렇게라도 한글을 보게 되다니 반갑다.

* 최근글: 한국에는 어린이 민요가 없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11. 17. 06:3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아랑은 왜》 
《검은 꽃》 
《빛의 제국》 등의 장편소설을 쓴 김영하 작가의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문학과지성사, 1999)가 최근 리투아나아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번역 서진석). 이 책은 한국 현대문학으로서는 최초로 리투아니아어로 번역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현재 김영하 작가의 작품은 20여 종의 제목이 12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제 리투아니아어가 첨가하게 되었다. 발트어에 속하는 리투아니아어는 단어와 문장구조에서 산스크리트와 공통점과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현존하는 인도유럽어 중 가장 오래된 언어 중 하나이다. 철자는 32개로 모음이 12개, 자음이 20개이다. 명사는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지고, 어순은 자유롭고, 강조음은 불규칙적이다.

이 책은 리투아니아 유명 출판사 <발토스 란코스>(baltos lankos: 하얀 들판)가 출판했다. 책 분량은 170쪽이고, 가격은 22리타스(약 1만원)이다. 리투아니아어판 책 제목은 한국어 원제와 동일하다(„Kas gi nutiko lifte įstrigusiam vyriškiui?“). 

[사진출처 nuotrauka: baltoslankos.lt]

책 표지에 작가의 한글 이름과 라틴명이 크게 들어가 있다. 책 제목이 길어서 그런지 제목 글자 크기가 작다. 자칫 작가 이름이 책 제목이고, 진짜 책 제목이 부제처럼 보일 수 있겠다. 아뭏든 글자가 큰 작가 이름처럼 한국 작가들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그들의 작품이 세계 각지에서 독자들을 얻기 바란다.

* 관련글: 동화엔 왜 아름다운 가족이 없냐고 묻는 딸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