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18. 1. 19. 04:45

연말과 새해를 맞아 북반구 유럽에서 남반구 호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여름을 나고 또한 시드니에 살고 있는 딸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비행 시간이 많고 식구가 3명이니 항공비용도 수월찮았다. 그래서 빠르게 가는 방법 대신에 느리게 가는 방법을 택했다. 경유국으로 중국을 택했다. 72/144시간 무비자 경유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빌뉴스-코펜하겐-베이징-시드니 항공 노선을 이용했다. 우리 부부는 이미 중국을 다녀왔지만 딸아이에게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베이징에는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있었다. 

* 베이징 자금성


코펜하겐 혹은 베이징 공항에서 중국 화폐로 환전하려고 했으나 환율이 실제보다 좋지 않아서 환전을 포기했다. 베이징 시내 은행에서 환전할 때까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 지불해야 할 곳이 베이징 공항 수화물 보관서였다. 현금 혹은 위쳇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명색이 국제 공항 수화물 보관소인데 신용카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었다. 모바일 결제의 일상화에 신용카드가 쓸모없는 현장을 체험하게 되었다.  



마중 나온 에스페란토 친구의 도움으로 현금으로 지불했다. 베이징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이날 저녁 식사에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중국에서 일하는 일본 친구도 자리를 같이 했다. 


식사 중 수화물 보관소에서 겪었던 신용카드 무용지물을 이야기했더니 일본인 친구가 지갑에서 100 위안짜리 두 장을 꺼내 들었다. 



"이 중 하나가 베이징 시내 은행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뽑은 지폐다. 그런데 나중에 은행에 갔더니 이 돈이 위조지폐라 했다."

"우와, 은행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위조지폐가 나오다니!"

"중국인 친구가 자동 인출기에서 뽑았으니 다시 자동 입금기로 입금하라고 했지만 기념으로 가지고 있기로 했다."  


어두운 곳이라면 어느 돈이 진짜고 어느 돈이 가짜인지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일단 선명도에서 차이가 난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다섯 개로 되어 있는 네모칸에 숫자가 쉽게 드러나지 않아야 진짜다. 복사하면서 그 숫자가 비친 것이 가짜다. 사진에서 위에 있는 지폐가 진짜고 아래는 있는 지폐가 가짜다. 그의 설명은 집으로 돌아올 때 방문한 상해에서 도움이 되었다.    



은행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뽑은 돈 중에서도 위조 화폐가 있다니 "역시 중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에서 사용할 위안을 중국 친구와 사적으로 환전을 하게 되었다. 호주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베이징이 아니라 상해를 경유했다. 


* 상해 난징루


필요한 현금을 중국은행에서 환전할까 아니면 현금 자동 인출기에서 뽑을까 잠시 고민했다. 

"좀 걸어가야 하지만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좋으니 가자!"

"추운데 그냥 여기서 인출기에서 뽑자!"

"그러다가 일본인 친구처럼 위조지폐가 나오면 어떻게 해?"

"운에 맡기자."


결국 현금 인출기에서 뽑았다. 베이징에서 일본 친구가 설명해준 대로 네모칸에 숫자가 선명하게 보이는 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모두 보이지 않았다. 아, 이런 불안 때문에도 중국이 현금 대신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는구나...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6. 29. 08:01

최근 폴란드 경찰 위신을 크게 깍아내리는 일이 하나 터졌다. 폴란드 남서지방 중심도시인 브로쯔와브(브로쯔와프 Wrocław)의 여자 경찰관이 위조화폐로 고급옷을 여러 해 동안 구입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더욱 충격스러운 일은 그는 위조화폐 사건을 전공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가장 유능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위조화폐를 발견한 경찰관들이 그에게 위폐를 건제주면 그는 아무런 문서조차 쓰지 않고 금고에 넣는 것이 헛점이었다. 이 소식을 전한 례투보스 리타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출산한 후 우울증에 시달렸다. 옛날 옷이 맞지 않았고, 중심에 서서 주위의 관심을 끄는데 익숙하는 그는 금고에 있는 위폐에 눈이 끌렸다.

식별하기 어려운 질좋은 위폐를 꺼내 새로운 신발과 옷을 구입했다. 이렇게 사치에 맛을 들이자 그는 어느새 고급가게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그는 2만 즐로티(한국돈 780만원) 이상의 위폐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조사관들은 지난 3년간 8만4천 즐로티(한국돈 3천300만원) 이상의 위폐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폐뿐만 아니라 위조 동전으로 담배, 승차권 등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꼬리는 의외로 쉽게 잡혔다. 서두르는 바람에 그는 금고에서 비교적 쉽게 위폐로 분간할 수 있는 돈을 꺼내서 지갑에 넣었다. 이 돈을 받은 가게 점원이 위폐로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오는 중 그는 지갑 속에 있는 남은 위폐를 버렸다. 이 버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CCTV에 잡혔다.

▲ 폴란드 지폐 200 즐로티, "만져보고, 살펴보고, 기울려보고 확인하세요" [출처: source link]

경찰이 심문하자 남편이 차를 팔았는데 그때 그 돈에 위폐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편을 조사하자 그는 차를 팔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 거짓말이 한순간에 탈로나고 말았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셈이다.

* 최근글: 길바닥에서 돈 만원을 주운 딸아이와 대화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