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3. 17. 06:07

아내는 20년째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관공서나 은행 등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아내가 무릎이나 탁자에 손을 얹어놓고 마치 피아노 건반을 치듯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을 흔히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


어제 아침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 아이팟으로 인터넷에서 글을 읽고 있었다. 우연히 아내의 손가락을 보게 되었다. 곤히 자고 있는 아내의 손가락이 움직이고 있었다. 꿈 속에서 대체 누굴 위해 건반을 칠까? 

* 오디오는 아내가 딸을 위해 지은 곡.

깨어난 아내에게 이 동영상을 보여주었더니 아내가 말했다.

"가만히 있으면 주위 소리가 귀에 울린다. 손가락이 그 소리를 따라 나도 모르게 절로 움직인다. 나뿐만이 아니라 음악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래도 자면서까지 손가락을 움직이다니 놀랍네. 역시 몸은 그 사람의 직업을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 10. 22. 00:01

아내가 집을 떠난 후[관련글] 어느 때보다도 딸아이와 둘이서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여러 가지 바쁜 일로 딸아이가 잠잘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한 날이 흔했다.
예전에는 한국말 책 읽어주기가 가장 기본적인 책무였는데 말이다. 

학교에 가는 날 초등학교 4학년생 딸아이는 보통 10시에 잠자리에 든다.
그래야 아침 7시에 일어나 등교하는데 크게 보채지 않는다. 

어느 날 딸아이가 있는 방에 인기척이 하나도 없었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 살짝 가보았다.

이미 잠에 골아 떨어져 있는 딸아이의 표정이 참 재밌었다.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면 딸아이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해졌다. 


"아빠, 내가 정말 저렇게 하고 잤어?"
"정말이지."
"참 재미있다."
 "아빠가 생각하기에 네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 쉿! 조용히 해! 내가 자고 있잖아!"
"그래 맞아!!! 하하하하하......"

* 최근글: 아내가 집 떠난 후 남편이 느낀 힘든 일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