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6. 9. 17:49

빌뉴스 도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늘 만나게 되는 성 콘스탄티누스와 성 미카엘 성당이다. 로마노프 왕조 300주년(1613-1913)을 기념하기 위해 1913년에 완공된 러시아 정교 성당이다. 성 콘스탄티누스(St. Constantine)는 콘스탄티누스 1세 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말한다. 그는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끝내고 정식 종교로 공인한 인물이다. 성 미카엘은 대천사 미카엘이 아니고 소아시아 기독교인들 사이에 큰 존경을 받은 비잔틴 수사인 미카엘 말레이노스(Michael Maleinos, 894-961)다. 


성당측면 문 앞 계단에 피어있는 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화분이 아니라 계단 틈새에 화초가 자라고 있다.    


가까이에 가보니 콘크리트 계단 바닥이 균열로 인해서 여기저기 갈라져 있다. 


계단 틈새에 노랗고 노란 팬지꽃(삼색제비꽃)이 방긋방긋 웃고 있는 듯하다.   



성당측면 철문은 이용하지 않은 듯 녹이 많이 슬어 있다.  


계단 바닥의 틈새에서 팬지꽃이 자주색, 노란색, 하얀색 등 다양한 색을 띄고 있다.   


계단 보수가 절실할 만큼 틈이 많이 벌어진 곳도 있다.   


팬지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 팬지는 자연적으로 용케 공간을 찾아서 자라고 있을까? 
아니면 성당 관리인이 보기 흉한 균열틈을 메우기 위해 팬지를 심어놓은 것일까?

특히 이 계단 틈새에 생명력이 강한 민들레나 잡초도 뿌리내릴 수 있을 텐데 팬지를 제외한 다른 화초나 잡초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심은 것일까? 아니면 자연발생적인데 잡초만 제거하고 팬지만 남겨놓은 것일까? 

하지만 전자에 생각이 기운다. 갈라진 틈을 보수할 형편이 아직 안 돼서 팬지꽃을 통해서 보기 흉함에 아름다운 생명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