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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24 대학생이 되었는데 교재비 달라고도 안해서... 14
  2. 2009.03.05 유럽 초등학생 사교육은 없다 2
요가일래2020. 10. 24. 05:13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진로를 아예 바꿔놓았다. 올 2월까지만 해도 딸아이 요가일래는 영국 유학을 목표로 공부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1월부터 급하게 아엘츠(IELTS) 시험 준비를 했다. 2월 하순에 치런 아옐츠 시험에서 영국에 있은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좋은 성적을 얻었다. 입학원서를 낸 여러 대학교로부터 비대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3월 초순부터 유럽 전체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을 떠나서 총리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버린 영국에서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유학을 포기하고 학부는 리투아니아 국내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전공도 예술사에서 철학대학에 속해 있는 사회학과를 스스로 선택했다. 

국가고등학교졸업시험이자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어서 법학이나 국제관계학, 국제경영학 등 다언어능력을 살려서 장래에 직업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얻을 가능성이 높은 학과를 선택할 것을 부모로서 권했지만 "자기 인생길은 스스로 결정한다"라는 짧은 주장에 "그래 우린 너를 믿어"라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리투아니아 대학 입학 전형은 두 가지다. 무료입학과 유료입학이다. 무료 최소 입학생수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학과마다 무료 입학생수는 다르다. 요가일래는 무료입학 전형에 합격했다. 등록금, 기숙사비 등으로 걱정하지 않어서 좋다.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가계살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참으로 낯설다. 일전에 돈 이야기가 하도 없어서 물어봤다.

"한국에는 대학생이 되면 교재비도 솔찬하게 들어가는데 교재를 사달라고도 하지 않니? 교재 없이 수업을 하나?"
"살 필요가 없어. 학생들 모두 도서관에서 교재를 빌려."
"학생수가 수십명이 되는 학과도 있는데 그만큼 교재가 도서관에 다 있나?"
"다 있어."

며칠 후에 요가일래는 사회학과 1학년에서 배우는 심리학, 통계학 등 교재를 보여주었다. 


전부 헌책이다. 뒷표지를 보니 도서관 도서 일련번호가 붙여져 있다. 모든 교재를 이렇게 도서관에서 빌려서 앞으로 공부한다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좋지만 책을 펴내 이것으로 가르치는 교수들은 부수입이 따로 없어서 어쩌지.... ㅎㅎㅎ




대부분 학생들은 컴퓨터 노트북에 기록하지만 직접 필기를 하는 것이 좋아서 큰 공책을 구입했다고 한다.



공책 뒷표지를 보니 가격이 적혀 있다. 공책 한 권에 3.5유로이니 한국돈으로 약 5천원 정도다. 대학생용 공책의 값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공책 산다고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안했어?"

"비싸지만 내 돈으로 샀어."

"그래도 공책 사 줄 여유는 있으니까 사달라고 해."

"괜찮아. 대학생이 됐으니까 이런 것도 이제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게."


이렇게 자녀교육비에 걱정이 없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세계 모든 나라가 적어도 국민의 교육과 의료를 책임져 주는 시대가 빨리 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3. 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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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교 아들, 10시에 오니 황당하다" 글을 읽어보면서 한국 초등학교 1학년생활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아이가 있다. 비교해보는 데 좋을 것 같아서 딸아이의 하루 생활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설명: 방과 후 사교육이 없는 딸아이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한다)

먼저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아침식사는 작은 요구르트 한 병이다. 국, 반찬, 밥 등을 챙기지 않아서 사실 너무 편하다. 엄마가 부엌에서 아점으로 샌드위치 두 개를 만드는 동안 옷을 입는다. 7시 30분경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학교로 간다.

학교 수업은 일주일에 5일이다. 아침 8시 첫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은 45분, 휴식은 15분이다. 일주일에 이틀은 5교시(12시 30분 마침), 삼일은 4교시(11시 30분 마침)이다. 딸아이 교실에는 현재 23명이 배우고 있다. 특이한 점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까지 한 담임선생님 밑에서 다 같이 공부한다.

이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온다. 부모가 모두 직장을 다녀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없는 경우 하루 8리타스(4천원)를 내고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머무른다. 이때 선생님의 지도 아래 다양한 놀이와 느슨한 수업을 받는다.

최근 학교에서 딸아이를 데려가면서 안 사실이 있다. 바로 일주일마다 청소당번이 있다는 것이다. 남녀가 한 쌍을 이루어 먼지떨이로 책상을 정리하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책상 줄을 반듯하게 하는 일을 한다.

거의 극소수 아이들만 방과 후 정식학교인 음악학교나 미술학교에서 선택한 전공을 공부한다. 딸아이는 일주일에 삼일을 음악학교에 간다. 총 5시간 음악수업을 받는다. 전공이 노래하기이고, 4과목을 배운다. 4과목은 피아노, 도레미파 창가법, 독창, 합창이다.

이렇게 학교를 갔다 오면 약간의 숙제를 한다. 그리고 컴퓨터하기, 그림그리기, 인형놀이 등으로 잘 때까지 완전 자유이다. 딸아이는 동네친구가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 주위에 또래 아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동반하지 않은 바깥나들이는 거의 없다. 이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10시에 잔다.

대체로 유럽 리투아니아 초등학생들에겐 아직 사교육이 없다. 요가일래 아빠가 어렸을 때도 사교육은 없었다.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 그러기에는 한국의 사회구조가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것 같다.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이중 고생하는 한국의 초등학생들과 부모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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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