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08. 8. 15. 13:02

일전에 가족과 함께 모처럼 한국에 다녀왔다. 한국으로 가기 전 딸아이는 비취색 바닷물에 수영하는 꿈에 마음껏 부풀어 있었다. 그래서 제주도 친구는 특별히 산호모래가 눈부시게 깔린 서빈백사로 우리 가족을 안내했다. 숙소에서 도착하자 딸아이는 비취색 바닷물의 부름에 응하자고 재촉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산호모래를 밟으면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부풀은 꿈은 산호모래를 밟자마자 조금씩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되어갔다. 리투아니아 해변의 고운 모래에 익숙한 발바닥은 아무리 이국적인 정취라고 하지만 산호모래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따가운 햇살은 비취색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전에 벌써 몸을 물 속으로 집어넣었다.

수영을 아직 잘 못하는 딸아이는 바닷물 한 모금을 마신 후 "아빠, 바닷물이 왜 이리 짜?"라고 외치면서 얼굴을 찌그렸다. 어디 그 뿐인가! 모기에 물린 자리가 따갑다면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바닷물에서 나오고 말았다. 그제야 해변 광경을 살펴볼 수 있었다. 리투아니아 해변에 즐비한 비키니를 입은 사람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고, 많은 사람들이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채 수영을 하고 있었다.

"아빠, 왜 한국사람들은 비키니를 안 입어요?"
"너가 한 번 이유를 찾아보세요."


다음날 시차때문에 늦게 일어난 딸아이는 전날 서너 시간 해변에 머문 흔적을 발견한 후 "아빠, 바로 이거 때문에 사람들이 비키니를 입지 않지?"라고 말했다. 수영복 어깨끈 양 옆으로 살이 타서 벗겨지는 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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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8. 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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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우도를 산책하면서 가장 많이 본 것 중 하나는 바로 잠자리와 사방에 널려있는 거미줄이었다. 거미줄에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는 정말 보기에도 겁날 정도로 켰다. 잠자리 한 마리가 줄에 걸리자마자 거미는 잽싸게 다가왔다. 잠자리를 구하라는 외침에 반응이라도 하듯이 거미는 재빨리 줄로 칭칭 감아댔다. 배고픈 거미냐 죽어가는 잠자리냐 고민을 하다 그냥 자연의 먹이사슬에 순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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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8. 1. 10:58

난생 처음 제주도의 우도를 다녀왔다. 섬의 모양새가 "드러누운 소"를 닮아서 "소섬"이라 불렸고, 우도라는 이름이 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눈으로 소 형상을 닮은 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한국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산호 모래밭으로 알려진 서빈백사를 지나 우도항으로 가는 길 해안가 돌담 너머로 어렴풋하게 보이는 것이 있어 보았더니 암수 소였다.

우도에 이렇게 소를 만나니 비로소 우도에 와있다는 것이 실감났고, 더욱 정감이 갔다. 늠름한 황소를 보면서 밀려오는 미국산 쇠고기에 힘차게 맞설 한국인의 기상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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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7. 31. 08:46

외국인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오면 가장 어깨를 으쓱해지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중화장실의 깨끗함이다. 화장실을 보면 그 집을 알 수 있듯이 이럴 경우엔 화장실을 보면 그 나라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전에 방문한 우도의 한 화장실은 이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아주 멀었다.

좌우로 우도의 주간명월과 우도봉, 그리고 성산일출봉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곳에 위치한 이 화장실은 유리가 완전 깨어져 없어졌고, 문도 닫히지 않는 등 벌써 흉물이 된지 오래된 듯 했다. 더구나 주위엔 거대한 거미들이 집을 지어놓어 분위기를 오싹하게 했다. 외진 곳 홀로 회장실이라 관리하기가 무척 힘이 들겠지만, 우도8경에 어울리게 관리하고 또한 사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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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