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11. 4. 14. 05:37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다. 앞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고, 그 앞에는 푸른 동해가 있다. 옆에는 작지도 크지도 않는 강이 흐른다. 뒤에는 비교적 낮은 산이 있다.

봄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자주 이 산에 올라가 뿌리를 캐먹고, 참꽃(진달래꽃)을 뜯어먹고, 송구(소나무 어린 가지의 껍질)를 벗겨먹고, 찔레순을 꺾어먹곤했다. 그야말로 초근목피(草根木皮) 시절이었다.  

뛰어놀다가 지쳐 공동묘지 잔디밭에 앉아 쉬다보면 자주 마주치는 꽃이 있다. 바로 할미꽃(학명 Pulsatilla koreana)이다. 20여년 동안 유럽에 살면서 가끔 할미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을 정원에서 보았다. 하지만 최근 헝가리 에스페란토 친구가 자신의 정원에서 기르는 꽃을 보니 영락없은 할미꽃이었다.
   

좀 더 확인을 하기 위해 자세한 사진을 몇 장 더 부탁했다. 아래 사진이다. 그가 올린 꽃의 이름은 위의 학명에서 koreana만 빠진 Pulsatilla이다. 식물학자가 아니라서 깊이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새순, 꽃, 흰 털이 많이 난 잎줄기, 열매 모두가 어린 시절 한국에서 보았던 그 할미꽃이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보았던 할미꽃 비슷한 것과는 사뭇 달라보인다. 

[Foto:  
Erzsébet Tubolyfontohttp://www.ipernity.com/home/33065]


헝가리 친구의 정원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는 이 할미꽃을 보니 한 때 조금 살았던 헝가리와 30년을 살았던 한국의 고향 봄이 무척 그리워진다. 헝가리에서 할미꽃은 야생에서 드물게 볼 수 있고, 보호식물이다. 

* 최근글: 글과 말의 위력을 잘 보여주는 한 편의 동영상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21. 16:39

낯선 곳에 가거나 사는 동안 자기가 살던 곳의 같거나 비슷한 것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그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할미꽃이다.

다소곳이 고개 숙이며 피어오르는 한국의 할머꽃에 비해 리투아니아 할미꽃은 바람개비를 더 닮았다. 4월 대구수목원에 본 할미꽃과 리투아니아 가정집에 자르는 할미꽃을 비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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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수목원에서 본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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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가정집 화단에 자라고 있는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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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수목원 할미꽃                                  △ 리투아니아 가정집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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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가정집 화단에 자라고 있는 꽃 (이름을 모름)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