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7. 23. 10:51

최근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바로 방송 아이템 표절뿐만 아니라 출연자를 연습시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는 일반인 출연자의 장기나 묘기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게 한다는 본래 취지를 벗어난 행위라 더욱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지탄을 받게 되었다.

제작진의 소재 찾기가 정말 힘든다는 점은 방송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완전한 표절과 사전교육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속된 말로 귀신에 홀리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식을 접하자 지난 해 스타킹 출연섭외를 받았던 딸아이 요가일래가 떠올랐다. 요가일래는 초유스 블로그의 단골 소재이다. 종종 독자들로부터 요가일래가 끼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커면 스타킹에 출연해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 스타킹 출연 오디션을 받게 한 요가일래의 양말 인형극

이런 칭찬 덕분이었는 지 지난 해 봄 한 스타킹 작가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블로그에 올린 4개국 인형극 동영상을 보고 서울에 올 경우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출연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위한 사전준비를 전혀 시키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다. 때마침 지난 해 여름 가족이 모두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겸사해서 SBS 방송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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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SBS 사옥 1층 (상), 오디션 받고 있는 요가일래 (하)

당시 만 6살인 요가일래는 작가 언니의 부탁대로 여러 언어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옆에서 보고 있으니 평소보다 적극성이 결여되었다. 우린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너 한번 영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러시아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에스페란토로 말해봐라!"라고 하면 요가일래는 거의 대부분 답하기를 거절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언어로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 바로 그 언어로 답한다. 경험한 바로는 아이들의 통역능력은 자신들의 자연적인 언어습득능력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작가분이 적어도 영어 인형극 부분에서는 요가일래와 영어로 오디션을 시도했더라면 받은 인상이 좀 달랐을 것이다. 이후 그 작가분으로부터는 아무런 추가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SBS TV 지구촌 VJ 특급 프로그램에서 "내 사랑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소녀 요가일래"라는 제목으로 출연했다.

앞으로 스타킹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무명의 인재를 발굴해내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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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