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9. 23. 07:46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내가 날아가는 뽀뽀를 했는데 시마스가 받지 않아서."고 말했다.
(날아가는 뽀뽀는 우선 손바닥으로 자기 입술에 대고 뽀뽀를 하고
손바닥을 위로 해서 입바람으로 부는 뽀뽀이다.
시마스는 같은 반 친구이다. 인사성이 밝아서 초유스도 좋아한다.)

"왜?"
"시마스는 부끄러운지 숨어버렸어. 그래도 괜찮아."

어젯밤 학교에 가져갈 가방을 챙기는 요가일래는 엄마와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다.
딸아이는 시마스에게 무엇인가 줄 것을 찾고 있었다.

시마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엽서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한국에 관한 엽서는 석굴암 사진이 담긴 엽서만 있었다.
얼른 딸아이는 석굴암 본존불 엽서를 챙기더니 편지봉지 안에 넣었다.
그리고 그 편지봉투 겉장에 붉은 색 사이펜으로 하트모양을 그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자가 먼저 하는 것이 아니야. 남자가 사랑을 고백하는 거야.
친구들이 놀릴 수도 있어."라고 옆에서 엄마와 언니가 충고했다.
못 이기는 듯 일단 하트를 그린 봉투는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여자든 남자든 누가 먼저 하는 지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가방 속에 석굴암 부처님이 담긴 새 편지봉투를 넣었다.

아침에 학교를 데려다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빠, 내가 왜 부처님 사진을 넣은지 알아?"
"왜?"
"그러니까 뽀뽀하게 해달라는 내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시라고 넣었지."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시마스에게 주었는데 아주 좋아했어, 그런데 (감사) 뽀뽀를 하지 않았어.
내가 주었다고 놀리는 친구도 없었어."

좀 이른 것 같지만 이런 것이 있어서 학교 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 관련글: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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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