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5. 11. 14:52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주로 부엌에 있는 식탁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한다. 어제 스카이프로 학교 반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아빠가 달려왔다.

"아빠, 친구가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해."
"아, 그래? 가르쳐줘."
"그런데 내가 단어 20개를 가르쳐주면 친구 엄마가 선물을 준다고 해."
"무슨 선물?"
"몰라."
"궁금하겠네. 한번 가르쳐줘."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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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으로 돌아가더니 열심히 스카이프로 한국으로 가르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한글을 100% 정확하게 리투아니아어 철자로 옮겨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친구의 컴퓨터에는 한글이 네모나게 보여졌다.

"아빠, '으'를 어떻게 쓰지?"
"아빠, '어'를 어떻게 쓰지?"
......

이렇게 딸아이가 단어를 가르치는 동안 옆에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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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onni라고 쓰는 데 '온니'가 아니고 '언니'라고 말해. 따라해봐," "gojang-i는 '고야기'가 아니고 '고양이'야. g는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라고 요가일래는 열심히 설명하면서 가르쳤다.

"맞아. 아주 정확해!"라고 친구를 격려하기도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도 가르쳐줄게."

옆에서 지켜보니 요가일래는 몹시 흥이나 있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언어에 대한 친구 엄마의 관심이 돋보인다. 단지 다문화 아이라는 점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을 수도 있을 텐데 친구나 친구 부모들의 이런 관심이 다문화 아이의 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생각한다.

현지 친구들도 이렇게 접한 한국어에 비록 순간적인 관심일지라도 장차 자라나서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만약 한국 학교 어느 교실에서 부모 중 한 사람이 베트남 사람인 아이가 있다고 하자. 이때 자기 자녀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쳐주는 아이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하는 한국인 부모가 얼마나 될까?

"너, 학교에서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 아니라서 놀림 같은 것을 받니?"
"그런 것 전혀 없어. 내가 여러 나라 말을 할 수 있다고 친구들이 아주 부러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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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