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8. 27. 06:36

아이를 기르다보면 화를 내고 싶어도 화을 낼 수가 없는 순간들이 더러 있다. 딸아이가 만18개월 때 일이다. 혼자 거실에서 놀다가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지구본에 손이 닿았다. 둥글둥글한 지구본이 공인줄 알고 방바닥 융탄자 위로 던져버린 것 같았다.

얼마 후 거실에 가니 딸아이는 이 부서진 지구본의 반쪽인 북반구를 머리에 이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 북반구 모자를 쓴 자신의 모습이 궁금했는 지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지구본이 아까웠지만, 딸아이의 귀엽고 엉뚱한 행동에 화 대신 카메라를 꺼내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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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황당한 일은 만 19개월 때 일어났다. 외출하려고 신발을 신는데 물이 있었다. 알고보니 물이 아니라 딸아이가 신발에 "쉬~"를 해놓았던 것이다. 딸아이의 기상천외한 보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또한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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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