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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리투아니아 네링가의 중심 소도시인 니다에서 카메라를 메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담 하나 사이를 두고 리투아니아인이 자꾸 손짓을 하며 오라고 했다. 아마 리투아니아어를 모를 것이라 여기고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 같았다.
그냥 갈까 아니면 응할까 망설이다가 돌아서 담으로 가봤다. 카메라를 멘 나에게 알릴만 했다. 바로 뱀 한 마리가 담벼락에서 어디로 빠져나갈까 궁리를 하고 있었다. 유럽에 10여년을 살면서 이렇게 야생에서 뱀을 본 것은 처음이다. 주위 사람들은 겁내지 않고 구경을 했다. 마침 풍경화를 그리는 여학생이 내려놓은 화선지 가방 속으로 들어가 똬리를 트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리투아니아어로 이 뱀 이름은 "Žaltys"(잘티스)이다. 리투아니아 잘티스는 머리에 노란색 방점과 몸에 흑색 점무늬가 산재해 있다. 드물게 황갈색을 띤 것도 있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발트인들은 독이 없는 뱀인 이 잘티스를 집을 지키는 수호자로 여긴다. 또한 다산과 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들었다. 가정의 번영과 풍작을 위해 잘티스를 집안의 특별한 곳에 보호하고 일정한 시간에 기도를 올렸다. 발트인의 믿음대로 이 구렁이를 본 덕분에 가정이 평안하고 온 세상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세계 男心 잡은 리투아니아 슈퍼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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