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6. 14. 06:27

어젯밤 늦게 잠 들었다. 아침 10경에 일어나니 아내가 사라졌다. 

혹시 욕실에?
욕실문 틈사이로 전등빛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에 아내가 창문을 활짝 열고 커피를 자주 마시는 발코니로 가보았다.
창문이 닫혀있었다.

그렇다면 어디로?
보통 다음날 아침 어디를 가면 그 전날 알려주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전화를 걸어보았다.
신호는 가지만 받지를 않았다.

도대체 어디를 갔을까......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두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내로부터 문자쪽지가 왔다.
어디를 가야 하는 데 웹지도에 위치를 알아서 연락하라는 내용이었다.
한참 후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어디야?"
"피아노 수업에 있어."
"방학이잖아."
"이탈리아에서 피아노 교수가 와서 교수법을 보여주고 있어. 지인하고 우리 집에 갈테니 집안 정리 좀 하고, 점심밥도 해놓아!"
"소식없이 나가더니 온만 것을 다 시키네."

먼저 바쁘게 집안 정리를 해놓고 쌀을 씻고 전기밥솥을 작동시켰다.
그리고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바쁜 시간에 왜 그리 전화가 자주오는지......
그중 하나가 지인으로부터 왔다.

"야! 내가 바빠서 부탁한 것을 알아보지 못했어. 조금 후 내가 전화해줄게."

손님맞이로 집안 복도 거울을 닦고 있던 딸아이가 이 전화를 들었다.

"아빠, '야!'라고 하면 안되잖아."
"미안해~~~~~"
"아빠, 나한테 '미안해'라고 하지 말고, 아빠 친구에게 직접 '미안해'라고 말해야 되잖아!"
"알았어."

▲ 아빠에게 한 수 가르침을 서슴치 않는 요가일래 [요가일래의 한국 노래를 듣고 싶은 분은 여기로]
 

9살 딸아이의 지적을 듣고나니 속으로 뜨끔했다.
아무리 경황없지만 함부로 "야!"라고 말하지 말아야겠다.
또한 제 3자가 아니라, 내 말을 들은 당사자에게 직접 "미안하다"고 말해야겠다.

딸에게 "미안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가르쳐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야 딸아이의 또 다른 가르침이 없었을텐데 말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