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2. 10. 12. 06:28

"아빠, 내가 참 착하지?" 
"왜?"
"오늘 학교 갔다와서 텔레비전도 안 보고 컴퓨터도 안하고 계속 공부했잖아."
"그래. 네가 공부 많이 하면 아빠가 정말 기쁘다."
"나도 기뻐지."

한국으로 치면 딸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생이다. 리투아니아는 중학교 1학년생이다. 초등학교 시절과 가장 달라진 것은 숙제가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창의적인 숙제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일전에는 있었던 자연과목 숙제는 지렁이 잡기였다. 친구들과 모여서 지렁이가 살만한 곳을 찾아서 흙과 함께 지렁이 4마리를 잡아왔다. 


최근 미술 숙제는 각기 다른 모습을 한 15명의 사람을 그리는 것이었다.


"아빠, 오늘 리투아니아어 숙제가 뭔지 알아?"
"내가 어떻게 알겠니?"
"자기가 읽은 동화를 친구들 앞에서 소개하는 거야. 그런데 난 한국 동화를 소개하려고 해."
"정말?"
"정말이지. 한국 동화 아주 재미있어. 아빠, 흥부와 놀부, 아니면 해와 달이 된 오빠와 동생, 아니면 까치의 보은을 할까?"
"네가 선택해야지."
"흥부와 놀부는 너무 길다. 까치의 보은이 좋겠다."

* 리투아니아어로 번역된 한국 전래 동화

덤으로 일전에 딸아이가 전해준 소식이다.

"아빠, 오늘 음악 시간에 우리 반 모두가 강남스타일 춤을 췄다."
"어떻게?"
"음악 선생님이 왔는데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강남 스타일을 틀어달라고 소리쳤지."
"강남 스타일 때문에 너도 기분 좋아겠다."
"물론이지."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동화를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려는 것을 보니 딸아이가 다문화 가정 아이로 밝게 자라고 있는 듯해 안심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