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시골에서 메뚜기와 여치를 흔히 볼 수 있었다. 특히 불빛 따라 방안으로 들어와 살짝 곁눈질을 하는 여치는 앙증막기까지 했다. 이런 여치를 리투아니아에서 오랜 만에 보았다. 지난 일요일 추석에 한인들에게 나눠주려고 한국에서 가져와 심은 깻잎을 따고 있었다.
그 때 녹색 깻잎 위에 무엇이 폴작 뛰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놀랐다. 눈를 크게 뜨고 움직이는 물체를 찾아보았다. 긴 수염과 긴 칼모양 산란관을 보니 영락없이 여치였다. 보리짚으로 여치집을 만들었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아주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