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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을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사회가 많이 변한 만큼 친구들의 생활상도 많이 변했다. 방 한 칸에 살던 친구는 2층짜리 단독주택을 지어 이사했고, 방 두 칸에 살던 친구는 대지가 넓은 두 세대가 사는 단독주택으로 이사했고, 지방 도시에 방이 네 칸에 살던 친구는 수도 빌뉴스 근처에 좋은 2층집을 새롭게 지어 이사했다. 잘 다듬어진 정원과 깨끗한 집을 보니 대궐이 따로 없었다.
일전에 이렇게 이사를 한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이사한 후 처음이라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아내와 함께 깊은 고민에 빠졌다. 보통 리투아니아인들은 꽃다발이나 화분을 선물한다. 물론 그날 마실 술을 가져가는 것도 필수이다. 고민하던 아내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국에선 집들이 선물로 무엇을 가져가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한국에서 집들이 경험이 별로 없었으므로 잘 아는 리투아니아 교민에게 물어 화장지와 세제를 많이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가져간 이 선물에 대한 친구의 반응이 궁금했다. 손님 모두가 화장지와 세제를 가져오면 희소가치가 당연히 적지만, 이렇게 가져간 것은 우리 밖에 없어 당연히 대환영이었다. 더 더욱 이렇게 서로의 집들이 선물문화를 알게 되어서 좋다고 하면서 비우는 술잔의 수는 늘어만 갔다.
주인장의 건배사가 재미있어 영상 말미에 담아보았다. “여기 꽃다발이다 (모두가 다 함께 잔을 부딪칠 때 모습). 꽃다발은 꽃으로 되어 있다. 이 꽃이 땅에서 잘 자라도록 물을 주어야 한다. 자, 모두 잔을 비우자!” 리투아니아어로 잔을 다 비우자는 말은 “iki dugno"(이끼 두그노)인데, 뜻은 ”바닥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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