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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딸 언제 다 커나?"
힘든 육아 시절에 가장 흔히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 중 하나다. 그땐 같은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는데 요즘 13살 딸아이를 보니 너무 짧게 느껴진다. 이러다가 4-5년 지나 큰딸처럼 외국에 나가 유학이라도 한다면 함께 한 집에서 생활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학교에서 다녀온 딸아이가 자기가 점심을 만들어 대접하겠다고 했다.
"오늘 점심은 내가 할게."
"뭘 할거야?"
"마카로니."
"네가 할 수 있어?"
"한번 지켜봐."
그 동안 샌드위치 정도 딸아이가 직접 만들어 얻어 먹은 적은 있었지만, 요리를 대접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근래에 학교 요리 수업에서 배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눈물 나오게 하는 양파도 직접 썰었다,
"아빠가 도와줄까?"
"아니. 내가 다 할거야."
"칼 조심해라."
"알아. 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야. 그런 말 이젠 하지마. 나를 믿어줘."
"알았다."
영국에 있는 있는 언니가 스카이프로 요가일래의 요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만든 요리를 접시에 담아주었다.
딸 키워 처음 대접 받은 요리 맛은 세상에 유일무이한 맛일 수밖에...
"처음이라 소스의 양을 잘 몰라서 부족하다. 그렇지?"
"이 정도로도 충분해."
다 먹은 후 딸아이는 설겆이까지 말끔하게 마쳤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요리 부탁해. 오늘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다."
"고마워~~~ 맛이 없는 것 같았는데 잘 먹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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