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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호수, 숲이 많은 리투아니아는 예로부터 사냥과 낚시가 널리 행해졌다. 특히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운 겨울철엔 숲 속 사냥과 얼음 낚시가 흔하다. 사냥꾼들은 보통 자신이 직접 잡은 짐승의 털가죽이나 머리와 뿔 등을 박제해 집안의 장식물로 활용한다. 이에 반해 낚시꾼들은 자신이 낚은 월척과 함께 찍은 사진을 기념물로 간직한다.
하지만 몇해 전에 만난 리투아니아인 할아버지 프라나스 쿨빈스카스는 자신이 잡은 월척들을 남다르게 보존하고 있었다. 그는 호숫가 집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겨해왔다. 30여년 전 어느 날 그는 잡아온 곤돌메기를 아내에게 요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물고기 박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두고 두고 기념할 만큼 큰 물고기를 그냥 요리를 해먹고 쉽게 잊어버리는 것보다 사슴 머리처럼 박제를 해놓으면 좋은 장식품도 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동물 박제를 해본 경험이 풍부한 터였다. 그 뒤로 그는 자신이 낚시로 잡은 커다란 물고기의 머리를 박제해왔다. 박제품에는 물고기의 길이, 무게, 잡은 장소 등이 일일이 기록돼 있다. 그가 잡은 최고 월척은 76cm, 19.6kg의 곤돌메기다.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반지하의 작업실을 깔끔히 정리한 뒤 물고기 머리 박제 개인박물관을 차려놓았다. “찾아오는 손님들이나 단체로 견학을 온 학생들에게 낚시와 박제에 대한 오랜 경험을 이야기할 때가 가장 즐겁고 신나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낚시인도 이참에 물고기 박제에 도전해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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