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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을 구입하자 항공사에서 그리스 입국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먼저 리투아니아 정부사이트에서 디지털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하고 그리스 정부사이트에 들어가 늦어도 출발 24시간 전에 승객위치양식(Passenger Locator Form: PIF)에 정보를 입력해야 해서 서류를 발급 받아야 한다. 해당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정보를 기재하면 전자편지로 큐알(QR)코드가 있는 확인서가 온다. 이것이 없으면 그리스 입국을 할 수가 없다. 반드시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또한 인쇄를 해서 종이로도 지참하는 것이 좋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 상황에서 필요한 서류를 갖추기만 하면 대한민국 여권소지자도 그리스에 입국해 자가격리없이 여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빌뉴스 공항에 도착하니 한산하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그리스 휴양지로 출발하는 첫 비행기에 올라타니 거의 만석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년만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비행기에서 챙겨운 빵으로 식사를 하고 책을 읽다보니 그리스 자킨토스 공항에 도착한다. 같은 시각 전후로 도착한 비행기는 우리 비행기뿐이다.
늘 그러듯이 입국시에 한국 국적을 가진 나와 유럽연합국 국적을 가진 아내는 줄을 다르게 설 줄 알았는데 여기는 구분이 없다. 내 입국심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으니 아내에게 먼저 나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내 심사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백신접종증명서, 여객위치정보확인서, 리투아니아 거주증 그리고 한국여권을 보여주면서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다"라고 덧붙인다. 한국이라는 말에 입국심사관이 엄지척을 하면서 "한국에 가봤는데 정말 좋았다"라고 답하면서 여권상 얼굴대조도 없이 그냥 통과시킨다.
이렇게 공항을 빠르게 빠져 나와 반대편 길건너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로 이동한다. 자킨토스 공항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 이동해서 돌아가야 한다. 종합보험을 포함해서 7일 렌트카 비용이 260유로다. 아주 사무적인 말투로 직원이 서류작업을 한다. 역시 기존 경험자들이 남긴 댓글에 나와 있듯이 종합보험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험에 들 것을 권한다. "나도 직원이라 이 말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사전 정보를 알고 있던 우리는 이를 단칼에 거절한다. ㅎㅎㅎ 직원과 함께 렌트카 상태를 점검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하게 차 상태를 촬영한다.
숙소는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숙소(Zante Atlantis)에 도착하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해변에서 800미터 떨어져 있긴 하지만 호텔 외관이 아주 깔끔하고 주차장도 아주 널찍하다. 직원은 조용하면서 침착한 어투로 설명을 이어간다. 일반적 절차에 따르면 제일 먼저 여권을 건네 받아서 숙박부에 적는 것인데 이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바로 큐알코드 안내판을 일러주면서 큐알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휴대전화가 없다면 어떻게 하나? 이 또한 코로나시대의 한 변화일까? 다른 호텔도 이 방법으로 숙박접수를 할 수 있으니 그리스 여행에 앞서 큐알코드 읽기 앱을 설치해서 오는 것이 좋겠다. 방당이 아니라 개인별로 큐알코드로 숙박자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접수를 마치자 환경세를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부킹닷컴에서 이미 환경세를 포함해서 지불을 했다고 해도 계속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그래서 부킹닷컴의 인쇄된 예약서를 보여주고서야 일이 마무리된다. 환경세는 1박당 방수로 낸다. 현재 1.5유로다.
접수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물 한 병과 포도주 한 병이 우릴 환영하고 있다. 발코니를 포함해 22평방미터다. 널찍하기보다는 길쭉해서 약간 비좁은 느낌이 든다.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다.
지중해 바다를 안 본 지 오래되어 먼저 바닷가로 향한다. 일몰 무렵이라 그래도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텅빈 해수욕장이다. 수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따뜻하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는 이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따뜻한 차를 몸이 마시는 듯하다"라는 아내의 첫 말에
"아, 이제 1주일 동안 영락없이 해수욕장 휴대품 파수꾼이 되는구나!"로 답했다.
알고보니 이 자킨토스 섬이 바로 송중기와 송혜교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 촬영지다.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 자킨토스 여행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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