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킨토스에서 일주일 체류하는 동안 두 번이나 이 해수욕장을 찾았다. 모래사장 해수욕장이다. 이 해수욕장은 칼라마키 해수욕장에 포함되기도 한다. 대부분 줄이 쳐져 있다. 왜냐하면 붉은바다거북(loggerhead sea turtle)이가 알을 낳은 곳이기 때문이다. 붉은바다거북은 멸종위기종이다. 그래서 그리스 정부는 이곳 자킨토스 라가나스만 일대를 해양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붉은바다거북을 보호하고 있다.
6월 중순인데도 맨발로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모래사장이 뜨겁다. 참을성을 길러봐야지 하다가는 화상을 입기 쉽상이다. 멋모르고 잠시 동안 맨날로 걸었는데 발바닥의 화끈거림이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암석이 칼라마키 해수욕장과 크리스탈 해수욕장을 분리하고 있다. 거북이 한 마리가 목을 살짝 내밀고 바다를 향해 기어들어가는 듯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암석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리석, 사암, 석회암, 점토암 등등이다. 한 암석은 마치 합판을 보는 듯하다. 얇은 석판이 겹겹이 쌓여있다. 혹시 나무화석(규화목)이 아닐까...
크리스탈 해수욕장 뒷편 언덕에 올라가서 해수욕장과 라가나스만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잔잔한 청록빛 바다, 얕은 수심, 주변 점토암으로 인한 회색빛 모래사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번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 중 숙소(Zante Atlantis Hotel)가 라가나스에 있어서 틈만 나면 라가나스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이나 해수욕 그리고 산책을 즐긴다. 라가나스는 자킨토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해변뿐만 아니라 주요거리는 술집, 카페, 식당, 기념품가게 등으로 가득 차 있다. 한마디로 낮과 밤 둘 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여기다.
라가나스 해수욕장은 자킨토스에서 가장 긴 모래사장 해수욕장이다. 길이가 약 2킬로미터다 6월 중순 일출 직전 라가나스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새벽 여명이다[라가나스만 일출 광경은 여기에서 자세히 읽을 수 있다].
해수욕장 끝에서 끝까지 식당이나 카페가 운영하는 파라솔이 이어져 있다. 음료를 주문하면 파라솔 이용료가 따로 없다. 종업원이 올 때까지 편하게 침대의자를 사용하다가 종업원이 와서 음료를 주문을 하거나 이용료를 내어야 한다고 하면 자리를 떠나도 종업원이 개의치 않아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대체로 커피는 2.5유로이고 맥주 500cc는 3.5유로다.
일물 직후 라가나스만의 풍경이다. 선선한 바람을 얼굴로 맞고 잔잔한 물결 소리를 귀로 듣고 분홍빛 박명을 눈으로 바라보고 이국적 여행의 참맛을 마음으로 느껴본다.
라가나스 해수욕장 끝자락은 라가나스 중심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이곳을 벗어나 조금 가다보면 해변이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바닷물로 차 있다. 수심이 얕아서 반바지나 걷어올린 바지로도 물에 젖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칼라마키나 라가나스 해수욕장에 비해서 훨씬 규모가 작으나 그림 같은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이 나온다.
수심이 바다 멀리까지 얕아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아주 적합한 해수욕장이다. 바로 인근에는 요트와 배들이 정박되어 있는 작은 항구가 있다. 일출 직전 아기오스 소스티스 항구 모습이다.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에서 목조다리를 건너면 카메오(Cameo) 섬이 나온다. 이곳에서 낭만적인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입장료를 내고 이 작은 섬에 들어가면 입장권을 음료 한 잔과 교환할 수 있다. 섬 안에는 작은 해수욕장과 까페가 있다[카메오 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더 읽을 수 있다].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을 낮과 아침에 걸으면서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렇게 하여 라가나스만 동쪽 끝자락에 있는 크리스탈 해수욕장에서부터 시작해 서쪽에 위치한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까지 이번 여행에서 도보로 쭉 걸아봤다.
연이어지는 해수욕장 도보 산책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해외여행지 어디를 가든 걷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직접 걸어야 그곳에 머물고 그곳을 다녀왔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