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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발트 3국 여행자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와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이동할 때 대부분 국제선 버스를 이용했다. 왜냐하면 빌뉴스와 리가를 연결하는 여객철도노선이 2004년 1월에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정부는 발트 3국 수도를 연결하는 고속철도사업(Rail Baltica 발트철도)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2020년에 착공하여 2030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시속 249 km 기차가 탈린에서 출발해 리가와 빌뉴스를 거쳐 바르샤바까지 달린다.
리투아니아 국영 철도회사는 이에 앞서 빌뉴스와 리가 여객노선을 2023년 12월 27일부터 하루 한 대씩 운영하고 있다. 총길이는 348 km이고 소요시간은 4시간 15분이다. 빌뉴스에서 오전 6시 30분 출발해 리가에 10시 43분에 도착한다. 리가에서 오후 3시 28분에 출발해 빌뉴스에 저녁 7시 51분에 도착한다. 운임은 1등석이 34유로이고 2등석이 24유로이다.
예정대로 2030년 고속철도가 개시되면 빌뉴스 - 리가 소요시간은 반으로 줄어든다,
Rail Batica 고속철도 도시간 예상 소요시간
빌뉴스 - 리가 1시간 54분
빌뉴스 - 탈린 3시간 38
빌뉴스 - 바르샤바 4시간 7분
리투아니아에 철도가 처음으로 개설된 때는 1859년이다. 제정 러시아 수도 샹페테르부르크와 폴란드 바르샤바를 연결하는 구간을 착공한 때다. 2021년 현재 리투아니아 철로 총길이는 1869 km이다. 선로는 러시아와 같은 광궤(폭이 1520 mm)가 주를 이루고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표준궤와 쌍궤(1435 mm)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2023년 12월 27일부터 첫 운영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꼭 첫 기차를 타고자 했으나 노선개설을 축하하는 정부 관계자와 이를 취재하는 언론매체 등으로 일찍 표가 매진되어 불가능했다. 당시 3일 후 가족여행을 떠나야 했으므로 시간상 촉박하기도 했다. 그래서 2024년 설날을 기념하기 위해 홀로 기차여행을 떠나본다.
먼저 인터넷 온라인으로 기차 왕복표를 구입한다.
구입하는 곳은 여기다. https://ltglink.lt/en
현재 객차가 3칸이다.
좌석은 순방향과 역박향이 혼재되어 있으니
표를 구입할 때 운행과 좌석 방향을 확인해하는 것이 좋다.
1등석칸이 따로 없고 객차 1칸에 1등석과 2등석이 분리되어 있다.
섣달 그믐 2월 9일 빌뉴스 기차역에 출발하기 20분 전에 도착한다. 대합실은 아주 밝고 깨끗하다. 좌우에 있는 커피숍도 분주하다. 지하터널로 내려갈 필요가 없는 승강구(플렛폼) 1번이다. 파란 단추를 누르자 객차 문이 열린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큼직한 화장실이 나오고 안으로 쭉 들어가니 더 높은 곳에 좌석이 있다. 위에서 바깥풍경을 내려보기에 참 좋다.
좌석은 아주 편하다. 2등석 좌석임에도 옆사람과 팔이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넓다. 다리도 쭉 뻗을 수 있다. 등받이는 아주 높아서 큰 키가 아니라면 앞을 보기 위해서는 의자에서 일어서야 한다. 선반에는 비행기 휴대가방 크기의 가방도 올릴 수 있다.
기차는 정확하게 6시 30분 출발한다. 일출이 7시 50분이라 불빛 있는 기차역을 지나자 이내 기차 밖은 어두컴컴하다.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 아래도 서서히 밝아진다. 여기엔 하얀 눈도 한몫하고 있다. 검표원이 와서 표를 확인하고 간간이 판매원이 지나가면서 커피나 간단음식을 주문받는다.
리투아니아에도 라트비아에도 산이 없기 때문에 평야와 숲뿐이다. 도시를 제외하곤 바깥풍경이 그야말로 천편일률적이다. 정차역은 모두 네 곳이다. 카이샤도리스(Kaišiadorys), 샤울레이(Šiauliai), 요니쉬키스(Joniškis), 엘가바(Jelgava)다. 종착역 리가에 정시에 도착한다. 아래 4K 영상은 빌뉴스 기차역을 출발해서 리가 기차역에 도착해 다시 빌뉴스 기차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담고 있다.
국제선 버스 소요시간이 4시간 10-20분이니 비슷하다. 아침 6시 45분에 떠나는 룩스엑스프레스(LuxExpress) 버스표가 18유로다. 지금까지 리가로 이동할 때는 버스를 탔는데 이제는 편안한 기차로도 이용할 수 있다. 2월인데 기차는 거의 만석이다. 관광철인 여름에는 미리 표를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빌뉴스로 돌아가는 기차가 약 4시간 후에 있으니 부지런히 리가 구시가지로 향한다. 영하 4도의 날씨다. 거리엔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물론 제설작업은 잘 되어 있다. 1시간 30분 동안 리가 유네스코 구시가지 구석구석을 촬영하면서 둘러본다. 리가여행의 백미인 흑두당(검은 머리 전당)에 도착하니 100% 충전된 전화기가 저전력 상태로 전환한다고 알려준다. 아래 4K 영상은 이날 둘러본 리가의 모습이다. 거실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큼직한 TV로 겨울철 눈 덮인 리가를 즐감할 수 있다.
아직 두 시간 정도 남아 있기에 리가에 있는 한국식당 설악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야채군만두(5유로)와 육개장(11.5유로)을 주문한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육개장 한 그릇을 먹으니 속이 확 풀린다. 설악산 식당에서 기차역까지는 1.5 km로 20여분 걸어서 도착한다. 설악산 구글위치는 https://maps.app.goo.gl/RsHsdVGkNiodhhYC7
오후 3시 28분 기차는 정확하게 출발한다. 리가 주심가를 막 벗어나려는 때 기치 않은 상황으로 기차가 철로에서 정차한다.다. 종착역 빌뉴스에 저녁 8시에 도착한다. 연착에 대한 정보가 이메일로 온다. 이동하는 내내 리투아니아든 라트비아든 기차는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다.
아침 6시에 집을 출발해 저녁 8시 30분에 집에 도착한다. 이렇게 섣달 그믐 14시간 30분 동안 기차를 타고 가서 리가를 둘러본 홀로 여행이 끝난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체류하면서 라트비아 리가를 반나절 여행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리가에서 더 많은 시간을 저녁 무렵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 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를 비롯해 발트 3국 투어 가이드가 필요한 분은
chojus@gmail.com 또는 카톡 아이디 chojus로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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