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4. 2. 17. 07:55

또 2년이 지났다. 매년 2년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는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노래 한 곡') 노래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1974년에 시작되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정부 교육부, 리투아니아 텔레비전 방송사, 그리고 츄를료뇨 예술학교가 조직한다. 참가는 유치원생부터 학생까지(3세에서 19세까지) 원하는 사람 모두이다. 지금까지 역대 참가자수는 총 20여만명이다. 리투아니아 인구가 320만여명이니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리투아니아 전국에 있는 60개 자치정부가 참가한다. 5000여명의 참가자는 4개 연령별로 나눠진다. 심사기준은 조음(調音), 음성, 노래 선곡과 해석, 예술성, 무대 태도이다, 만점은 25점이고, 절대평가다. 이 대회는 전체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중계)
5단계: 최종 입상자 TV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참가자는 3단계까지 리투아니아 민요 1곡 + 자유 선곡 2곡을 불러 평가를 받는다. 4단계에서는 3곡중 10명의 심사위원들이 지정한 곡으로 텔레비전 무대에서 부른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는 딸아이 요가일래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1월 중순 3단계 경선에서 성공해 4단계로 올라가게 되었다. 2012년에도 요가일래는 4단계 TV 경선에 참가했다.


* 2012년 TV 경선에 참가해 노래 부르는 요가일래

어제 일요일 요가일래는 4단계 TV 무대에 출연해 노래 부르는 동료 친구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송국을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더니 3월 초순에 있을 자신의 TV 출연을 위해 열심히 노래를 연습했다. 이번에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노래는 다름 아닌 한국 동요 "반달"이다.



"이번에는 한국 노래가 선정되었으니 한복을 입고 노래해야겠네?"
"물론이지. 이제 맞는 한복도 있잖아."
"너 덕분에 한복과 한국 노래가 리투아니아 전국 방송을 타게 되었네."
"아빠, 기분 좋지?"
"당연하지. 노래 잘해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해라."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12. 8. 07:00

이제 연말이다. 연말이면 가장 바쁜 날을 보내는 우리 집 식구 중 한 명은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이다. 일반학교와 함께 음학학교를 다니는 요가일래는 12월에 여러 공연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노래연습에 지쳐서 그런지 딸아이는 종종 가수보다 교사가 되겠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주에는 고아원을 방문해 노래공연을 했다. 어제는 노래전공 학생들의 음악학교 연주회가 있었다. 다음주에는 자선단체 행사에 공연할 예정이다. 9월부터 배운 노래실력을 이제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때이다.

9월에는 다섯 곡 정도의 노래를 배운다. 그후 적합한 노래 두 곡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도를 받는다. 두 곡은 하나는 리투아니아 노래 '겨울'(Žiema)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노래 '노을'이다. 어제 연주회에서는 리투아니아 노래를 불렀다. 아래는 이 노래의 원본과 번역본이다.

Žiema
Už lango sninga sniegas, sniegas,
Bet jo nebijo niekas, niekas.
Vaikai i kiemą bėga pažaist
Ir nuo kalnelio nusileist.

Paduok, mamyte, man šilčiausią paltą,
Nes jau žiema ir man kieme bus šalta.
Ir bėgsiu aš į kiemą pažaist
Ir nuo kalnelio nusileist.

Pried.:
Sniego senį nulipdysiu,
Sniego pilį pastatysiu,
Kad galėtumėte džiaugtis Žiema.
겨울
창 너머 눈, 눈이 내리네.
아무도 눈을 안 무서워해.
놀고, 언덕 미끄럼 타러 
애들은 뜰로 달리네.

엄마, 나에게 따뜻한 외투 줘.
벌써 겨울이라 난 뜰이 추워.
놀고, 언덕 미끄럼 타러
나도 뜰로 달릴 거야.

후렴:
눈사람을 만들 거야.
설성(雪城)을 난 세울 거야.
겨울이 기뻐할 수 있도록.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4. 27. 07:14

지난 금요일 주말을 맞이하는 날이었지만, 식구들 모두가 바빴다. 엄마는 이날 오후 내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다. 아빠는 이날 오후 스웨덴에서 온 손님과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날 오후 초등학교 1학년 요가일래는 다른 음악학교에 원정가서 그 동안 음악학교에서 배운 노래실력을 선보이는 날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다른 음악학교 학생들과 합동으로 공연을 하는 자리였다. 같은 음악학교 4명과 함께 선생님을 인솔을 받아 공연이 열리는 학교로 가기로 했다.

만약에 식구중 한 사람이라도 제 시간에 가지 못하면 선생님이 요가일래를 다시 학교로 데려다줄 것을 부탁했다. 딸아이의 첫 원정공연에 부모가 참석해 보이지 않는 힘을 보태지 못한다면 무척 아쉬울 것이다. 그래서 제 시간에 참석하려고 무척 애썼다.

스웨덴 손님과 일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들고 공연할 학교로 버스를 타고 갔다. 도착하니 다행히 개막식 인사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앞 줄에 앉은 딸아이는 뒤로 돌아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가일래 차례가 왔다. 혹시 중간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스스로 창피함을 느껴 그만두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다. 평소 집에서 노래연습하다가 잘못하거나 잘못을 지적 받으면 그 순간에 토라져서 자기 방으로 달려가곤 한다. 카메라 모니터를 통해 본 요가일래 이날 공연은 아무런 실수가 없었고, 아주 자신감 있게 보였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요가일래에게 다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참 잘했다"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둘 다 흐뭇했다. 집에 와서 촬영한 것을 컴퓨터로 옮겨 다시 보면서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바로 꽃선물을 하지 못한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래 영상에서 이날 요가일래가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리투아니아어 노래입니다. 훗날 이렇게 한국어 노래도 부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에 드시면 박수 짝짝짝~~~)



"네가 공연 끝나고, 아빠가 꽃선물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괜찮아. 그런데 꽃선물 받았으면 기분이 더 좋았을 거야......"

* 관련글:
              - 음악학교 딸아이 첫 발표회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