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열린 '미스 코리아' 서울 지역 예선에서 김주리가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TV캐스트님의 "
미스코리아 서울 진, 겸손부터 배워라"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지성과 미모뿐만 아니라 국제적 매너에서 느껴지는 세련미는 ‘그녀의 특별한 매력’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왼쪽 사진: 2002년 '미스 리투아니아' 바이다 크맄쏴이테와 프로 축구선수 데이비다스 체스나우스키스)하지만 윗글을 쓴 블로거는 진선미 수장자의 소감을 비교하면서 진 수상자에게 "겸손을 배워라"고 했다. 김주리가 대답한 수상 이유, 즉 "세계인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친화력이 있고, 제가 외국에서 풍부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었습니다"에서 후반부를 강조함으로써 그는 당당함도 좋지만 겸손이 더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글의 댓글을 읽어보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세대가 변함에 따라 당당한 게 훨씬 보기 좋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사실 위에 나온 우승 이유만을 정황 삼아 "겸손부터 배워라"라는 충고는 좀 성급한 것 같다. 더군다는 수상자 결정이 이미 이루진 후 묻는 자리에서는 이성적인 사고로 자신의 감정을 정제해서 표현하기가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겸손과 당당함을 동일한 비율로 겸비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느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그 겸비를 획일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예를 들면 운동선수는 겸손보다 당당함이 더 어울리고, 서비업 종사자는 당당함보다 겸손이 더 어울린다. 같은 운동선수라도 시합 중에서는 당당함이 더 요구될 것이고, 시합 후에는 겸손이 더 요구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스 코리아'에게는 윗글의 글쓴이의 주장처럼 겸손이 당당함보다 더 필요할까?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더 언급하자면 적어도 김주리의 우승 이유에 대한 답변만을 가지고 그가 겸손이 결여되었으니 더 배워야 한다고는 주장하지 않겠다. 어떤 경우엔 겸손이, 어떤 경우엔 당당함이 더 필요할 것이다.
어제 저녁 2002년 '미스 리투아니아' 타이틀을 얻은 바이다 그맄쏴이테를 만날 일이 있었다. 마침 김주리 관련 블로거 기사를 읽은 지라 국가를 대표하는 미스들의 겸손과 당당함의 덕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해서 물어보게 되었다.
바이다는 "겸손이 사람을 아릅답게 한다"라는 리투아니아 속담을 예로 들면서 겸손이 우선한다고 답했다. 설령 정당한 당당함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게 오만심이나 자만심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외면으로 표출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유럽인이니까 당당함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만 빗나가고 말았다. 사실 이는 꼭 '미스 코리아'나 '미스 리투아니아'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부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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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스 리투아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