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5. 8. 06:57

우리 집 아파트 발코니에서 파를 키우고 있다. 딱 하나를 제외하고 심은 파들은 모두 초록색 파줄기를 세상 밖으로 내보고 있다.  


어느 날 파 중 하나가 마치 버섯처럼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싹을 땅 밑으로 틔우는 파도 있다니 순간적으로 몹시 의아해 했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했다.


파 껍질을 살짝 만져 위로 들어올려보니 쏙 빠져 나왔다. 


이유인즉 껍질 윗부분이 너무 딱딱해 싹이 이를 뚫지 못하고 껍질을 윗쪽으로 밀어올렸기 때문이다. 


파 싹의 생명력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껍질 속에서 새싹을 틔워 그 몸통을 위로 올려버리다니...... 물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계속 자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지만, 껍질을 드러냄으로써 싹을 세상 밖으로 더 빨리 나올 수 있게 해주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4. 8. 05:20

겨울 내내에 발코니에 놓아두었던 긴화분을 토요일에 욕실로 옮겨 물을 듬뿍 주었다. 그리고 씨앗을 심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가 극구 반대했다.

이유는 월력으로 보면 심을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모와 전화한 후 "지금은 달이 그믐으로 향하니까 씨앗을 심을 수가 없다. 심으면 씨앗이 자라지 않는다. 기다렸다가 그믐달이 상현달로 커질 때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4월 5일이 식목일이야. 그리고 3일 후면 그믐이야. 지금 심는다고 해서 씨앗이 자르지 않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토양, 온도 등이 맞으니 씨앗이 싹을 띄울 거야."
"고집 그만 부리고,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고대부터 해오던 대로 하면 안 돼?"

주말이다. 씨앗 심기 유혹에 벗어날 수 없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유혹에 넘어가기로 했다. 아내가 딸아이와 함께 볼링장에 간 틈을 이용해 부활절에 사놓은 딸기 씨앗 봉지를 뜯었다. 


딸기의 학명은 fragaria ananassa이고, 영어로는 strawberry이다. 에스페란토로는 frago인데 이는 바로 딸기의 라틴어 학명에 어원을 두고 있다.  

대형상점에서 풍성한 딸기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발코니에 놀고 있는 긴화분이 생각 나서 별다른 고민 없이 씨앗을 샀다. 아내가 옆에 있었더라면 극구 말렸을 것이다. 예전에 딸기 심었다가 큰 수확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고, 또한 한 봉지 가격이 10리타스(약 4천5백 원)이었기 때문이다. 


봉지를 뜯어보니 "애고, 잘못 샀구나!"라는 후회심이 먼저 들었다. 눈꼽보다 더 작은 씨앗이 달랑 다섯 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가격으로 딸기를 사먹는 것이 더 현명할 듯하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다섯 개 씨앗을 심었다. 


아내의 말대로 달이 하현에서 그믐으로 향하는 때 심은 씨앗은 정말 싹이 트지 않을까? 아니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풍성하게 자라 적어도 하루 분량 딸기를 맺을 수 있을까? 두 서 달 후가 벌써 궁금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2. 5. 25. 06:03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유리병 속에 든 과일 '배'를 생산하는 농가가 있다. 배는 항암효과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과일이다. 유리병 배는 그야말로 무농약으로 재배된 것일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병목보다 훨씬 큰 배가 유리병 속에 들어가 자랄 수 있을까? 알고보면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5-6월경 어린 배를 입구가 좁은 유리병에 넣고 나무에 고정시켜 재배한다.   


이렇게 수확한 유리병 배는 그 병 속에 꿀이나 설탕, 술을 넣어 과실주로도 만들 수 있고, 또한 관상용 선물로 활용될 수 있겠다. 텃밭에 배를 키우는 사람도 한번 시도해봄직하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