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3. 24. 19:48

발트 3국도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등을 방문한 사람들이 감염자로 확진되었으나 이제는 외국을 방문하지 않은 현지인들 중에서도 감염된 자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3월 18일 23시) 확진자는 에스토니아 258명, 라트비아 71명, 리투아니아 33명이고 사망자는 없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보건 위협으로 인해 국가비상사태(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조치)를 선포해 3월 16일부터 아래와 같이 시행하고 있다. 
1.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입국 금지
2. 국경검문소수 축소
3. 리투아니아 국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급증 국가 방문 금지(한국도 포함됨)
4. 약국, 동물약국, 식품판매점을 제외한 상점 영업 금지
5. 테이크아웃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커피숍과 술집 영업 금지
6. 모든 실내와 실외 공개행사 금지
7. 크루즈선 입항 금지
8. 행정의 비필수적 서비스는 제공 안 됨
9. 의료시설 환자 방문과 구금시설 수감자 방문 금지
10. 치료와 무관한 스파(SPA), 재활 서비스 금지  
11. 거리 유지를 위해 시외버스와 기차 승객수 제한
12. 격리 기간 동안 호텔은 숙박자에게 체류를 허용하고 그 비용은 국가가 지불함 
13. 교육시설 폐쇄
14. 필요한 의료지원을 제외한 계획된 의료절차 연기, 재활과 치과 서비스 취소
15. 공공 및 민간 부분 근로자 재택 근무 권고

리투아니아 국립공중보건청(NVSC)은 확진자가 확진을 받은 때까지의 날짜별 이동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관련 주소 1, 2].

또한 한국이 최초로 도입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를 리투아니아도 설치해 18일 빌뉴스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 이미지 출처: http://delfi.lt


한편 그 어느 때보다도 국경통과가 힘드는 이때 밥차를 운영하는 리투아니아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국방지원재단 회원들이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통과 지점인 칼바리야 검문소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 운전사들에게 따뜻한 죽을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출처: https://www.facebook.com/NADEFO/photos/

최근 리투아니아 확진자 중 한 명의 동선이다. 3월 8일 오후 14시 40분 빌뉴스 공항에 도착, 이날 18시 공연장 공연 참석, 3월 9일과 10일 직장 출근... 13일 새벽 4시 확진자로 병원 격리.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백화점, 음식점, 상점 등 여러 곳을 다녔다. 

유럽인 아내에게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바일 자가진단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한국 체류 14일간 건강상태를 매일 입력해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그러자 그 좋은 소식을 바로 페이스북에도 올리고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에 관여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지인 의료인에게도 빨리 알려주라고 재촉했다.  

휴대폰 위치정보를 활용하면서 빠른 검사, 빠른 추적, 빠른 격리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의 모범적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법 덕분에 아내의 재촉은 유럽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해준다. 하루 빨리 전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 5. 1. 06:44

곧 대선 투표일이 다가온다.
이번에도 먼길을 이동해 숙박하면서까지 재외국민 투표에 참가했다.

2012년 재외국민 투표에 관련한 글은 여기에 -> 재외투표, 미친 애국자로 불렸지만 마음 뿌듯

지난번에는 폴란드 대사관이 있는 바르샤바에 가서 투표했다. 이번에는 꼭 관할대사관이 아니라 현재 체류지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가 있는 공관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에서 295km 떨어져 있는 리가의 라트비아 한국대사관을 찾았다. 왕복 600km이다.


다음날 저녁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가 있어서 투표일 전날 출발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리가의 상징 건축물인 검은머리전당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미리 예약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아르누보 건축양식의 호텔에서 묵었다. 호텔 오른쪽에 보이는 탑이 한때 화약을 보관했던 화약탑이다. 지금은 라트비아 전쟁박물관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다. 라트비아 리가는 이제 개나리꽃이 한창이다.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외국 어느 곳이든 마주치는 태극기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라트비아 한국대사관 건물 입구이다.



드디어 3층에 위치한 라트비아 재외투표소를 찾았다.



원하는 후보자란에 투표도장을 찍는 데 걸린 시간은 정말 한 순간이었다. 이 찰나를 위해 장장 버스를 4시간 타고 와서 숙박까지 한 것을 생각하니 그냥 투표소 안에서 오랫동안 조국을 위해 기도하고 싶었다.


빌뉴스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리가 구시가지를 둘러보았다. 리가의 상징 중 하나인 고양이다.   



이제 오후가 되면 저 빈자리는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다.



하늘에 예쁜 구름이 세상을 주요하는 계절이 이제 막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리가 시청 광장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바닥을 즐겁게 지탱해주고 있다.   



낮에 보는 검은머리전당 모습이다. 언제봐도 그 아름다움에 반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투표를 하고 나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꼭 당선 되어서 멀고 먼 내 투표길을 더욱 의미있게 해주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