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 6. 11. 06:21

일전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살고 있는 친구집을 다녀왔다. 이날 하늘은 검은색과 엷은 파란색으로 완전히 양분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투아니아 전통음식 쩨펠리나이를 두 시간에 걸쳐 요리하면서 어느 때는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쩨펠리나이를 맛있게 먹으면서 재미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친구의 딸인 인드레는 현재 대학교 3학년생이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너무 재미 있게 해서 식탁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 학교를 너무나 안 가고 싶었다. 리투아니아 학생들은 몸에 열이 나면 학교에 가지 않는다. 꾀병을 생각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어린 학생들 사이에 연필심인 흑연을 먹으면 발열이 나서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소문이 널리 펴져 있었다.

그래서 인드레는 전날 밤에 연필심을 먹었다. 하지만 생겨야 할 열을 전혀 나지 않았다. 그때서야 이 소문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드레 아버지는 늘 포도주를 따면서 나오는 코르크 마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코르크를 삶아 차를 만들어 먹으면 방귀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인드레와 언니는 부모님이 집을 비운 동안 코르케를 끓어 정말 차를 만들어 마셨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방귀는 나오지 않았다. 그때서야 아버지 말이 농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은 순진하면서 엉뚱한 면이 있음을 느끼게 한 저녁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3. 19. 12:31

우선 일전에 올린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에 큰 관심과 많은 호응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리투아니아 음식이라서 그런지 적지 않은 분들이 댓글에서 한 번 요리해보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더 많은 동유럽 음식들 소개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쿠겔리스'(kugelis)보다 더 널리 알려진 리투아니아 전통음식 '쩨펠리나이'(cepelinai,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감자 왕만두')를 영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리투아니아를 방문하는 외국 사람치고 이 음식을 맛보지 않은 사람들은 드물 것입니다. 영상에 나오는 분은 초유스의 장모님입니다.  

장모님 말씀처럼 "쩨펠리나이"를 만드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일이 필요하죠. 그래서 이는 주로 주말, 축제일 등에 만들어 먹는 음식입니다. 온 가족이 합심해서 만들죠. 만들기는 어렵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들이 일을 분담하고 협력하면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국적인 음식을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세요. 저는 이 '쩨펠리나이'를 먹을 때마다 어린 시절 어머님께서 해주신 감자개떡이 떠오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상 마지막 컷에 나오는 장모님의 노랫말 "오늘 아름다운 우리 가족이 모이네. 쩨펠리나이 잔치가 열리네"처럼, 모든 가족의 아름다움과 화목을 위해 이 영상의 '쩨펠리나이'를 바칩니다.

* 관련글: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