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11. 5. 26. 04:29

누구나 어렸을 때 부모에게 물어봤을 것 같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해가 떠 있는데도 비가 내리는 경우이다.

"왜 맑은 날에 비가 오지?"
"호랑이가 장가 가기 때문이지."
 
어제 낮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는 하늘 한 쪽은 맑았고, 다른 쪽은 먹구름이 끼었다. 갑자기 우리 아파트 창가에는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트라가이 성 앞에는 해가 쨍쨍, 성 뒤에는 비를 쏟고 있는 먹구름
 

"오늘은 정말 호랑이 큰 놈이 장가 가네"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이런 날씨를 한국에서는 호랑이가 장가 간다고 하는데 리투아니아에서는 뭐라고 표현하나?"
"글쎄, 특별한 표현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다. 페이스북(facebook)과 스카이프(skype)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이 닿는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먼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는 가브리엘라:
"해가 떠 있고 비가 올 때 헝가리에서는 악마가 자기 아내를 때린다고 한다."
 
체코에 사는 아빈티:
"확신은 서지 않지만 체코 사람들은 악마가 장가 간다라고 한다."

영국에 사는 불가리아 사람 클라리타:
"불가리아 사람들은 '집시의 여름'이라고 한다. 아마 집시가 변덕스럽고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런 날씨에 비유한 것 같다."
   
▲ 2011년 5월 25일 맑은 날에 쏟아지는 우박
 

이렇게 같은 자연현상을 두고도 민족마다 고유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특이한 표현을 아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흥미로울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12. 28. 07:05

요즘은 어떠한 지 모르겠지만 한국에 살았을 때 연말이면 달력을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되었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달력 선물이 있어서 여러 곳에 거는 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유럽에서 살면서 멋있는 풍경이나 그림이 담겨진 큼직한 달력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달력이 있는 명함판 광고지를 종종 받아본다.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 집을 방문해보면 달력을 방이나 거실 벽에 걸어놓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우리 집도 지금껏 벽걸이용 달력을 사본 적이 없었다. 컴퓨터 화면으로 언제든지 쉽게 달력을 볼 수 있는 것도 요인이다. 그런데 일전에 슈퍼마겟에 혼자 간 아내가 달력 하나를 사왔다.
 
"우짼 일로 당신이 달력을 다 사?"
"내년이 당신이 태어난 해의 띠인 호랑이 해이잖아."
"그래서?"
"마침 호랑이가 담긴 달력이 있기에 사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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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력을 보면서 유럽에서도 이렇게 동양의 12간지 동물을 알아서 해마다 관련 동물 사진을 넣어 달력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아내는 달력을 전혀 사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이 호랑이띠라 호랑이가 담긴 달력을 보니 충동구매가 일어난 듯했다. 이날따라 달력을 산 아내가 멋있어 보였다.

* 관련글: 아내가 새벽에 남편 잠자리를 찾아온 이유
* 최근글: 국회의 연금인하 결정은 헌법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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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0. 31. 07:04

지난 수요일 밤 영국 여행을 다녀온 큰 딸 마르티나가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이날 밤 식구마다 받은 선물로 모두 기뻐했다. 마르티나가 고민을 거듭한 후 아빠에게 줄 선물로 선택한 것은 바로 마우스패드였다. 마우스패드보다는 아빠가 범띠해에 태어나고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인 호랑이에 끌려서 샀다고 한다.

3차원 입체사진을 넣은 이 마우스패드에 가장 큰 관심을 쏟은 이는 다름 아닌 7살 딸아이 요가일래였다. 입체감이 선명한 이러한 마우스패드를 처음 본 요가일래는 마냥 신기해 했다. 다음날 아침 잠시도 참지 못하고 이 마우스패드를 사용하고자 했다. 이는 곧 아빠 대신에 컴퓨터를 점령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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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빨리 와. 도와줘. 호랑이가 내 손가락을 물었어."라고 요가일래는 부엌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아빠를 다급하게 불렀다. 난데없이 무슨 호랑이가...... 그래도 도와달라고 외치는 딸아이를 외면할 수 없어 급히 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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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는 아빠를 놀라게 하기 위해 자기 손가락을 마우스패드 호랑이 입에 넣었던 것이다. 언니 선물이 잠시나마 어린 요가일래에게 신기함을 주는 것 같아 흡족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