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4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해외 가족여행을 가려면 가장 많은 부담이 항공료이다. 우리는 식구가 넷이다. 해결책은 저가항공 이용이다. 항공권이 싼 반면에 몇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짐이다. 특히 환승시간이 짧을 경우 짐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이 경우 수화물로 보낼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라스팔마스(Las Palmas)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여정은 아일랜드 코르크(Cork) 공항에서 환승하는 것이었다. 환승시간은 1시간 5분이다. 약간의 위험은 있지만, 이 정도 시간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믿고 항공권을 구입했다.
그런데 라스팔마스 공항에서부터 항공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비행기 출발이 예정보다 35분이 지연되었다. 저가항공은 이런 지연으로 다음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때 어떤 보상이나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 이는 승객 책임이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 짐을 수하물로 보내지 않고 모두 기내로 가져가기로 했다.
기내 휴대가방 통제가 엄격하다. 유럽 저가항공의 기내 휴대가방은 보통 길이 55cm x 폭 40cm x 높이 20cm이다. 무게는 10kg이다. 탑승 전 탑승권을 확인하면서 직원이 임의로 가방 크기를 확인한다. 코르크 공항에서 우리도 확인 요청을 받았다. 규격대에 가방을 아무리 넣으려해도 들어가지 않았다. 

„60유로!“

라고 직원은 외쳤다. 
좀 봐달라고 하면서 가방을 거꾸로 해서 넣자, 간신히 윗부분이 들어갔다. 조금만 더 세게 규격대 밑으로 밀어넣었다가는 플라스틱 여행가방이 깨어질 것 같았다. 다행히 직원은 그만 되었다고 했다.

* 초딩 딸 여행가방엔 화투가 필수품   예상된 코르크 공항 환승시간으로 인해 여행 출발 전 기내로 휴대할 가방을 세 개 준비했다. 크기도 중요하지만 무게가 10kg을 넘지 않아야 했다. 식구 모두는 각자 여행 필수품 목록을 작성해 이것을 보면서 가져갈 여행물품을 챙겼다. 
옷 2벌, 양말 2걸레, 속옷 2벌, 여행 중 읽을 책 한 권, 비행 중 먹을 음식...... 
기내 휴대가방은 오직 하나다. 카메라도, 휴대컴퓨터도, 손가방도 모두 이 휴대가방 하나에 넣어야 한다. 결국 무게와 공간 부족으로  바나나 등 과일, 실내화 등을 넣을 수가 없었다. 

„무거우니 이것은 빼자!“ „아빠, 안 돼. 꼭 필요해. 우리 가족이 다 같이 놀아야 돼. 비가 오면 호텔에서 심심할 때 놀아야 돼.“

이것은 바로 화투다. 4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가족이 한 번 놀아보더니 재미있다고 해서 사온 화투였다.  
이번 여행에서 딱 한 번 화투를 가지고 놀았다. 날씨가 조금 흐린 때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호텔 발코니에서 딸과 함께 민화투를 쳤다. 

„아빠, 우리 화투 놀자.“ „그냥 저 바다 보고 책 읽자.“ „안 돼. 화투도 비행기 타고 왔는데 한 번 같이 놀아줘야 돼.“

딸아이의 표현이 재미있어 마지 못해 응해주었다. 이제 긴긴 겨울밤이 점점 다가온다. 종종 화투가 초딩 딸의 주도로 우리 가족의 오락기구로 빛을 발할 듯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4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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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1. 23. 07:10

외국에 나가 사는 한국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화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한국 명절 때 식구들이 모여 즐겨 놀던 놀이도구였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있는 우리 집에는 한국인이 한 명이라 화투가 쓸모가 없었다. 그래도 윷놀이 도구와 함께 화투가 서랍 한 곳을 늘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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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화투를 배워 화투놀이 전도사가 된 마르티나

그런데 2008년 가족 모두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아내와 큰 딸이 화투가 재미있다면서 배웠다. 이때부터 화투는 큰 딸 방으로 이사했다. 여름방학 때 큰 딸은 화투를 손가방 속에 넣어다녔다. 호숫가나 공원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화투를 쳤다. 유럽인들에게 화투 놀이의 전도사가 된 셈이다.

요즘 리투아니아는 오후 4시면 어두워진다. 그리고 아침 8시가 되어야 밝아진다. 방안 전등불 속에서 한참을 보내다가 자야 될 시간일 것 같아 시계를 쳐다보면 겨우 오후 8시-9시이다. 이런 긴긴 밤에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뜨게질을 하거나 카드놀이 등을 한다.

우리 집에는 손님 한 명 와 있다. 다른 도시에서 일주일간 빌뉴스로 파견근무 나온 친척이다. 긴긴 밤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아내는 화투놀이를 권했다. 식구 모두가 좋아했다. 작은 딸 8살 요가일래도 놀려고 했다. 그래서 아빠와 한 짝이 되어라고 엄마가 말하자, 요가일래는 혼자 하겠다고 우겨대었다.

"너 화투칠 줄 알아?"
"알아!"
"어떻게 배웠니?"
"지난 여름방학에 언니가 가르쳐주었지."
"이잉~~~~~!"
 
그렇게 우리 식구 여자 세 명과 친척 한 명이 민화투를 쳤다. 친척은 난생 처음 화투 놀이를 접했다. 처음에는 가르쳐주기 위해 손에 들은 자기 패를 모두 공개한 상태에서 화투를 쳤다. 청단, 초단, 홍단 점수 없이 쳤지만 모두 재미있어 했다. 이날 요가일래는 제일 많이 이겼다. 이에 자신을 얻은 요가일래는 다음 번에는 돈내기 화투를 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생일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갑이 두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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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치는 사람이 있어 화투패를 공개하고 치는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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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척의 화투패를 찍자마자 딸아이 요가일래는 사진을 보여달라고 졸라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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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화투놀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요가일래는 다음 번에는 돈내기 화투를 치자고 했다. ㅎㅎㅎ

이렇게 화투는 낯선 유럽의 가정에서도 놀이도구로 빛을 내고 있다. 형제간 혹은 친구간 우의에 금내기, 가정파탄 등의 주범으로 화투가 종종 등장하지만, 활용여하에 따라서 이렇게 화투는 아주 좋은 즐겁게 시간보내기 도구임을 느끼게 한다. 우리 집에서 화투놀이를 해본 사람들 중에는 다음에 한국가면 화투를 선물로 달라고 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 관련글: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 최근글: 한글로 쓴 딸아이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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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8. 21. 16:56

이번에 한국 여행을 하면서 얻은 재미 하나는 바로 화투를 배운 것이다. 아내와 큰 딸이 "동전내기" 화투를 치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긴긴 겨울밤에 가족이 모여 종종 카드놀이를 하는 데 올해는 화투로 대신할 것 같다.

화투가 카드보다 더 재미 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겨울밤에 바칠 동전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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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