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9. 28. 08:09

요즘 리투아니아 기온은 쌀쌀하다. 벌써 우리 집 창문 넘어 있는 나무들은 형형색색 단풍잎을 뽐내고 있다. 아파트 실내온도는 18도이다. 상하로 따뜻한 옷을 입고 있어야 추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특히 방바닥은 더 차다. 실내화와 양말 두 컬레는 기본이다.

환절기에는 무엇보다도 발과 목이 따뜻해야 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3 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가 제대로 옷을 따뜻하게 입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일은 내 몫이다. 그런데 어제 딸아이는 구멍이 뻥 뚫인 양말을 신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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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 양말의 발꿈치 부분이 사라져버렸다. 왜 일까요?

"너 빨리 제대로 된 양말을 빨리 신어! 엄마가 오면 아빠에게 화낼 거야."
"엄마도 알아."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니?"
"내가 가위로 오려버렸어."
"멀쩡한 양말을?!"
"양말이 작아서."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가위로 오릴 생각을 다했니?"
"아빠, 발꿈치보다 발가락이 더 추위를 느끼잖아. 그래서 발꿈치 부분이 없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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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는 "발꿈치보다 발가락이 더 따뜻해야 돼!"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추우면 발꿈치보다 발가락이 더 빨리 시려온다. 엄마가 뜨개질한 따뜻한 양말이라 버리기가 아까웠던 것 같았다. 작아서 맞지 않다고 버릴 생각을 하지 않고 발가락만이라도 보호하겠다고 양말 뒷부분을 가위로 구멍을 내버린 딸아이가 멋져보였다. 이렇게 요가일래표 패션 양말이 등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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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위로 어떻게 오려내었는지를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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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당한 요가일래표 패션 양말 어때요?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