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 집에 가서 놀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생 딸아이를 맞이하려 집에서 1km떨어진 곳을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딸아이는 대들듯이 주기 주장을 폈다.
"아빠, 친구 집에 정말 작은 예쁜 개가 있어. 아주 귀여워. 우리도 사자!" "아빠가 반대하는 것을 네가 잘 알잖아. 그리고 네가 아빠 생각에 찬성도 했잖아." "그것은 내가 어렸을 일이야. 이젠 내가 컸으니 생각을 다르게 할 거야." "......" "아빠, 우리 집 여자가 셋이지. 아빠는 한 명. 우리 여자 셋이 다 개를 가지기를 원하니 된 거야." "......" "그리고 돈이 필요 없어. 버려진 개를 나눠주는 곳이 있어. 내가 다 돌볼 거야. 아빠는 내가 학교 있을 때만 조금 도와주면 돼." "......"
이렇게 듣기만 하면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개를 사자고 조를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렇다면 모녀로부터 내가 질문공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개 이야기를 하던 요가일래는 개를 까박 잊고 있었다.
개 이야기라 개과 관련된 동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강아지 떼가 고양이를 집단 공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조선의 수도인 서울보다 69년 앞선 1323년 리투아니아의 수도로 세워졌다. 수세기 동안 동과 서를 잇는 교차점에 위치한 빌뉴스는 전쟁, 점령, 파괴 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바로 이 구시가지와 빌넬레강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 우주피스이다. 빌뉴스 미술대학이 위치한 이 지역에는 예술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흔히 파리의 몽마르트와 비교되는 우주피스에는 화랑, 작업실, 카페 등이 많이 있다.
이곳 예술인들은 1997년부터 매년 4월 1일 우주피스 독립 공화국을 선포하고 기발한 프로그램으로 하루 동안 주민과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날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았다.
강가에 있는 한 미술관 옆을 지나는데 쉴새없이 울어대는 새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정겨웠지만 너무나 반복적이라서 좀 이상했다. 미술관 입구에 도착하자 이 소리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바로 입구 양편에 강아지 로봇이 짓어대고 있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니 소리가 더 요란했다. 강아지 로봇 세 마리가 참새처럼 재잘거리고 있었다. 한 마리는 내 카메라를 적으로 오인했는지 이를 향해 다가와 거의 박치기를 할 뻔했다. 또 한 마리는 내 발밑까지 와서 곧 물을 듯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미술관 안에는 진짜 검은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아래 영상을 8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보여주었다.
"아빠, 저 개가 강아지 로봇을 낳았어?" "그렇지. 색깔도 닮았네." "어떻게 개가 로봇을 낳을 수 있어?! 아빠는 거짓말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