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1. 20. 07:16

아이를 키우다보면 즐겁고, 재미나고, 황당하고, 안타깝고, 화나고, 괴로운 일들의 연속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마음에 속에 다가오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다. 어릴 때 자신이 지금 키우는 아이처럼 했더라면 부모님은 얼마나 기뻐했을까 혹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이렇게 직접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부모님의 은혜가 참으로 한량없음을 뼈조리게 느껴진다. 한편 효를 다하지 못함에 죄스러운 마음이 눈물샘을 건드리곤 한다.  

자기 고집과 욕심을 부리려는 여고 2학년생 마르티나에게 종종 쓰는 말이 있다. 십여년의 요원한 세월 뒤의 일이 당장 딸의 가슴에 와닿지는 않을 것이라는 알지만 "너도 커서 아이를 낳아 키울 때 부모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라고 설득해보곤 한다.

요가일래는 2001년 11월생이다. 특히 만 다섯 살이 되기까지는 잠시라도 아이에게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아주 어릴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낮잠을 잘 자지 않았다. 유치원 가기 싫은 최고의 이유가 바로 낮잠자기였다. 점심식사 후 유치원 아이들은 의무적으로 자야 했기 때문에 요가일래는 이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니 요가일래를 돌봐야 하는 시간은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만 3살이 되기 두 달 전인 2004년 9월 어느 날이었다. 딸아이가 시선에서 사라졌다. 방, 베란다 등에서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심지어 옷장까지 찾아보았다. 욕실에 가려면 문 두 개를 거친다. 이 두 문이 닫혀있으면 욕실에서 나는 소리는 들리지가 않는다. 드디어 마지막 욕실문을 열었다. 찾았다는 것에 기뻐하는라 딸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는 일단 관심이 없었다.

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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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물에 씻고 있었다.

어디에서 이 머리카락이 나왔을까? 고개 든 요가일래의 머리를 보니 머리카락 앞부분이 싹뚝 짤려져 있었다. 세상에 자기 머리카락을 짤라서 물로 감기고 있다니!!! 이런 황당하고 안타까운 일은 이제 요가일래 성장과정의 추억거리가 되었다. 이런 때를 생각하면 아이 키우는 세상 모든 이들이 한층 더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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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