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5. 10. 05:20

4월 하순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도로변에 막 솟아오르는 마로니에 새싹을 보았다. 아내에 물어보았다. 

"올해도 당신 생일에 마로니에 꽃이 필까?"

"해마다 피었으니 올해도 피겠지."

"보니 지난해보다 좀 늦는 것 같은데."

"걱정마. 필 거야."

"그렇다면 저 마로니에 꽃을 생일 선물로 하고 내가 따로 꽃을 안 살 거야."

5월 6일 일요일 같은 곳을 지나갔다. 결과는 마로니에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다음날이었다. 마로니에 꽃으로 생일 선물을 대신할 거야라고 막상 선언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뭔가 허전했다.

딸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다시 잠이 든 아내 몰래 

살짝 현관문을 닫고 꽃가게를 방문했다.

무슨 꽃을 살까 망설이다가 발코니에 매달수 있는 화분꽃을 샀다. 


아내는 오후에 발코니에 나갔다가 이 낯선 꽃을 보았다.
 
"당신이 산 꽃이야? 우와 마음이 통했네. 나도 곧 이 꽃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