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7. 11. 08:59

2005년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 참석차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방문한 프랑스 친구가 있다. 그는 프랑스 동부지방에 살고 있으며, 지역난방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교사인 아내와 11살 딸아이 레아(Lea)와 함께 최근 빌뉴스를 다시 방문했다.

대개 에스페란티스토들은 어느 지역을 방문할 경우 미리 연락에 숙소와 여행안내 제공을 무료를 받는다. 그런데 이 친구는 미리 호텔을 예약해 머물렀다. 바빠서 매일 만나 여행을 도와주지 못했지만 세 차례 만나났다. 무엇보다도 이들과의 만남을 반긴 사람은 8살 딸아이 요가일래였다.

그 동안 특별히 요가일래에게 에스페란토를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까 우리 부부는 몹시 궁금했다. 레아와 같이 있을 때 뭐라고 요가일래는 말을 이어갔다. 말을 제대로 잘 하고 있냐 궁금해 가까이 가서 들어보려고 하면 요가일래는 접근금지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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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프랑스에서 온 레아(11살); 우: 리투아니아에 사는 요가일래(8살). 이들은 에스페란토로 통했다.
 

레아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함께 에스페란토 행사에 참가하면서 에스페란토를 배워 곧잘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다. 프랑스 말을 하지 못하는 요가일래가 레아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언어는 에스페란토나 영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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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친구 가족과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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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에서 벗어나 강가에 있는 벨몬타스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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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친구 부부와 함께

지난 금요일 저녁 이별 만남으로 프랑스 친구 가족을 또 만났다. 도심에서 벗어난 식당에 모여 맛있다는 리투아니아 맥주를 마시면서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다. 제일 궁금한 사항을 레아에게 물어보았다.
 
"요가일래가 에스페란토를 할 줄 아니?"
"정말 잘 해요. 알고 있는 단어가 아주 많아요. 놀랐어요."
"그럴리가?!"


옆에 있던 요가일래가 칭찬에 자랑스러운 듯이 거들었다.
"아빠, 레아에게 영어 한 마디도 안 했어! 100퍼센트 에스페란토로만 말했어."
"웬 일이니? 정말 잘 했다. 내년에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 에스페란토 어린이 대회에 보내줄게."
"정말?"
"정말이지. 레아도 오고 세계 각지에서 어린이들이 참가할 거야."


다음날 빌뉴스를 떠나는 레아의 볼에 입을 맞추면서 MSN으로 만나자면서 요가일래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만남은 요가일래가 난생 처음 에스페란토를 활용한 만남으로 기록된다. 비록 부모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에스페란토이지만, 8살 딸아이가 직접 에스페란토 의사소통을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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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