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11. 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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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을 다 마친 오후 1시경에 어김 없이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온다. 그런데 어제는 전화가 오지를 않았다. 10분이 지나도 전화가 없었다.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휴대전화를 하니 "지금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라는 전화 회사의 안내만 들렸다. 평소 함께 집으로 자주 오는 딸아이 친구 전화번호도 알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딸아이가 집으로 오는 길을 향해 가는 것이었다. 집을 나와 근처 사거리를 보니 딸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재잘거리면서 걸어오고 있었다.

"너, 왜 전화가 안 되니?"
"끄놓았어."
"왜?"
"학교 마치고 피자를 사먹었어."
"수업 사이에 사먹다고 했잖아?"
"그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
"그런데 왜 전화를 끄놓았니?"
"엄마가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할까봐......"

 
엄마가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하면 피자를 사먹지 못하니까, 딸아이는 아예 전화를 끄놓는 잔꾀를 부렸다.

"아빠, 나 오늘 글자 예쁘기 쓰기 대회에서 1등 했다. 그런데 엄마에게 말하지 마!"
"왜?"
"나쁜 소식을 먼저 말하고 좋은 소식을 나중에 말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지."
"나쁜 소식은?"
"수학 시험인데. 14문제에서 11문제만 맞았고, 3문제가 틀렸어."
"왜 나쁜 소식을 먼저 말하려고 하는데?"
"나쁜 소식을 먼저 말하고 좋은 소식을 말하면, 엄마가 좋은 소식에 기뻐서 쉽게 나쁜 소식을 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지."
"그래? 하지만 좋은 소식을 먼저 들으면 그 기쁨이 아직 나쁜 소식에 남아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나중에 기분 나빠하는 것보다 기뻐하는 것이 더 좋아."


그렇다면 독자분들은 나쁜 소식과 기쁜 소식 둘이 있다면 어느 소식을 먼저 말할까요?

* 관련글: 자기 집이 더 고급이다는 친구 말에 울적한 딸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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