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7. 6. 07:42

요즘 매일 탁구를 친다. 지난 2월 우리 집에 설치했다. 짝은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할 큰 딸 마르티나다. 테니스를 취미를 가지고 있는 마르티나는 탁구도 비교적 잘 친다.

그냥 치면 재미가 없으니 내기 탁구이다. 마르티나가 이기면 10리타스(5천원)를 주고, 지면 마시는 차를 끓여주는 것이 내기이다. 아내도 좋아한다. 지면 건강을 위해 탁구를 친 값이라고 생각하고, 마르티나에겐 짭짤한 용돈 벌이다. 

늘 막상막하이다. 먼저 여섯 번을 이긴 사람이 승자이다. 보통 7-11번을 논다. 어제도 탁구 시합을 하고 있었다. 작은 딸 요가일래는 아빠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아빠, 책상이 너무 지저분해. 내가 깨끗이 정리해줄게."

요가일래는 책상에 널려있는 책을 한 쪽에 쌓아서 정리했다. 더 이상 쓸 수 없는 볼펜을 버렸다. 특히 책깔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색종이 스티커를 필통에 붙여놓았다.

▲ 책깔피로 사용하라고 연필통에 붙여놓은 색종이 스티커들
 

"아빠, 내가 이렇게 정리하니 기분이 좋지?"
"그래."

탁구시합에 집중해야 하는 데 요가일래의 물음은 점점 방해가 되어 갔다.

"아빠, 내가 이렇게 잘 깎인 연필도 줄게."
"그래."
"아빠, 내가 이렇게 아빠를 위해서 책상을 정리하는데 아빠는 '그래', '응'이라고 짧게 말을 해!"

▲ 아빠 책상을 정리하고 있는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더 긴 칭찬을 듣고 싶어했다. 그런데 탁구에 열중인 아빠의 반응은 짧고 무뚝뚝했다. 드디어 토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한 일이니 끝을 내겠다고 했다. 즐거움으로 시작한 일이 아빠의 반응으로 댓가를 바라는 일로 변해갔다. 

"아빠, 용돈!"
"네가 생각하기에 책상 정리 수고비가 얼마나 할까? 원하는 만큼 가져가."
"아빠 책상이니까 아빠가 결정해야지."

잠시 머뭇거렸다.

"5리타스(2천5백원)는 어때?"
"그럼, 5리타스 줘."

요가일래는 아빠 손바닥에 있는 동전에서 5리타스를 가져갔고, 다시 20센트를 더 가져갔다. 

"20센트는 팁이야. 이건 내 저금통으로!"

아빠와 딸 사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내가 다가왔다.

"아니, 책상 정리하는 수고비가 5리타스! 너무 많아! 이렇게 습관을 들이면 안 돼!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해주는데 딸이 아빠 책상 정리를 댓가없이 해주면 안 되나?"

맞는 말이지만 아내에게 한 마디했다.

"그 돈이 누구한테 가든 우리 집에 있잖아! 아이도 돈이 필요하잖아. 이렇게 해서 모우게 하는 것도 좋지."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