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8. 11. 10:33

8월 10일 수요일 먼저 한국과 일본이 친선 축구 경기를 가졌다. 팔이 안으로 굽듯이 한국이 이기기를 그렇게 바랬건만 참으로 무기력하게 0: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아내의 집안에 축구선수들이 있어 우리 집은 축구에 관심이 많다. 한국이 지자 우리 집 전체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 후반전을 위해 나란히 입장하는 두 형제(등번호 8번과 18번)
 

한일전이 시작한 후 5시 30분이 지나 리투아니아와 아르메니아 친선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도시 카우나스에서 열렸다. 아내의 조카 둘이가 리투아니아 국가대표 축구선수이다. 경기를 관전하기로 미리 약속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가 시작하려면 아직 한 시간이 남았다. 100킬로미터면 한 시간 반이 소요된다. 더욱이 비까지 내렸다. 가야 할까? 가지 말고 TV를 시청할까? 엄청 고민되었다. 주저함에는 한국이 진 분위기도 한몫했다.

"당신 나라 한국이 졌지만, 내 나라 리투아니아가 이길 수도 있으니 가서 응원하자"
"그래 간다고 했으니 늦더라도 가자."

아내와 둘이서 카우나스 축구 경기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경기 시작 10분 후 경기장에 도착했다. 친선 경기이고 또한 동시에 농구 경기가 열려서 그런지 관중은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한일전의 성적과 같이 전반은 1:0으로 리투아니아가 앞섰다. 후반전에 리투아니아가 2골을 더 넣어서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처조카 두 명(두 형제)이 선발로 출장했다. 두 번째 골을 동생이 넣었다. 형은 수비수이고, 동생은 좌측면 공격수이다.

▲ 아르메니아 응원석 
▲ 리투아니아 응원석
▲ 데이비다스 체스나우스키스(형, 수비수)
▲ 에드가라스 체스나우스키스(좌측면 공격수, 동생)
▲ 리투아니아 : 아르메니아 = 3 : 0 

결과는 공교럽게도 한일전과 같은 0:3이었다. 남편 나라 축구는 일본에 0:3으로 졌지만, 아내 나라 리투아니아는 아르메니아에 3:0으로 이겼다. 이날 낮에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는 것 같아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한국과 리투아니아가 한판 붙을 날이 언제 올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