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경찰관 생활을 18년 동안 한 40세 경찰관과 33세의 동료 경찰관 두 명이 도로 순찰을 했다. 이들은 저녁 9시경 어둠이 깔린 도로가에 한 승용차가 주차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멀리서 한참동안 주시하고 있다가 낌새가 수상하여 결국 가까이에 가서 검문하기로 했다.
차안에는 건장한 세 사람이 타고 있었다. 나이 든 경찰관이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소유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자 이들에게 두려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에 이 경찰관은 짐칸을 열 것을 요구하자 이들은 더욱 두려워하며 온갖 이유를 대면서 열기를 주저했다. 하지만 공권력을 거부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짐칸을 열자 큰 플라스틱 통 3개와 삽 한 자루가 안에 있었다.
이에 경찰관의 의심은 더욱 깊어지고 몸수색까지 했다. 한 사람의 몸을 수색하는 가운데 그의 주머니에 권총이 있음을 직감하고 이를 꺼내려고 하는 찰나 이 남자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면서 자신의 주머니에서 먼저 권총을 꺼내 몸수색하던 나이 든 경찰관의 왼쪽 가슴을 향해 한 방 쏜 뒤 잽싸게 숲 속으로 도망쳤다.
총에 맞은 경찰관은 엄청난 충격으로 뒤로 나자빠졌고 한 발짝 사이를 두고 가슴에 총을 맞았으니 이제 죽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슴에 명중했는데도 의식이 아직 있었고, 가슴이 타오를 듯이 통증이 있지만 피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아 너무 이상했다. 하지만 구급차가 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동료 경찰관은 우선 지원요청을 하는 동시에 달아나는 사람을 향해 사격위협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급히 출동한 경찰관들이 도착하여 승용차 안을 수색해보니 또 다른 권총이 있었으며, 총기를 분해하는 도구들이 있었다. 한편 총에 맞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경찰관을 살펴보니 왼쪽 가슴 호주머니에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외부로 피가 흘린 흔적이 전혀 없었다. 이상히 여겨 주머니 안을 살펴보니 56장의 새 카드가 넣어져 있는 카드곽과 그 안에 총알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경찰관은 평소 카드놀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이 날 근무를 나가지 전에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가 순찰 중 심심하면 동료 경찰관과 카드놀이를 하라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카드를 이 경찰관의 왼쪽 가슴에 달린 호주머니에 넣어주었다. 바로 이 카드가 이 경찰관의 목숨을 살려주었고, 이 카드를 넣어준 친구는 평생 생명의 은인이 되었다.
정말 우연치고는 믿기 어려운 일이다. 이 사건을 접하고 죽을 운명이면 접시물에도 빠져 죽고 살 운명이면 이렇게 가슴에 총알을 맞아도 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