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6. 1. 06:20

드디어 어제 빌뉴스대학교 동양학 센타가 개최한 48시간 한국어 초급 강좌가 종강을 맞았다. 수업이 오후 다섯 시에 열렸다. 지금까지 한번도 내가 제일 먼저 강의실에 도착한 적이 없었다. 학과실에 가서 열쇠를 가지고 오면 수업 시간 5-10분 전이다. 

그런데 어제는 강의실 앞에 기다리는 학생이 없었다. 무슨 일일까? 혹시 내가 요일이나 시간을 잘못 알고 온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지금까지 열심히 나오다가 종강 시간에 의기투합에서 땡땡이 치는 것은 아닐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혼란스러웠다.


기우였다. 세 명의 여학생들이 조금 후에 들어왔다. 그런데 손에 케익을 들고 있었다. 책거리를 위해 준비하느라 조금 늦어진 것이었다. 일반 학교 수업을 마치고 이들 세 명이 모여 직접 케익을 만들었다고 한다. 케익 위에는 "감사합니다"라는 글자까지 넣었다. 마음 속에는 잔잔한 감동이 일었다.


나도 작은 선물을 준비해갔다. 한국에서 사온 냉장고 자석 장식품과 한국어와 리투아니아어로 된 서적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뽑을 최우수 학생에게 줄 한국 제품 송염 치약이었다. 케익의 정성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뭔가 기념 답례를 하고 싶었다.

모두 오는 9월에 강좌가 이어진다면 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어보다 한국어가 더 쉬우니 방학 때 1주에 1과씩 다시 복습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라고 강의를 끝맺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