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8. 7. 04:19

발트 3국 관광안내를 하면서 동서양의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나라와  한국 관광객들이 두드러지게 비교되는 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지털 카메라을 휴대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다. 이들은 디카 대신에 얇고 큼직한 휴대폰으로 관광지를 찍는다.

한 한국인 관광객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가이드님 휴대폰은 정말 오래 되었네요."
"그러게요. 전 휴대폰 욕심이 없어요." 

요즘 들어 부쩍 딸아이가 부추긴다.
"아빠, 휴대폰을 바꿔. 내가 내 용돈으로 사줄게." 
"아빠는 이것이 좋은데."
"내가 봐도 오래 되어서 좀 쪽 팔리잖아. 아이폰이나 다른 새 것으로 바꿔."

중년을 넘어선 한국인들은 주로 삼성 갤럭시 노트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물어보니 큼직해서 좋다고 했다.일전에 라트비아 룬달레 식당에서 어느 한 분이 케이스가 든 갤럭시 노트를 포크와 찻숟가락이 들어있는 천 위에 우연히 놓았다. 그런데 휴대폰을 드는 순간 케이스 자석에 찻숟가락이 붙여서 딸려오는 재미난 모습을 보게 되었다.     


헉! 아무리 자석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강력하다니......
 

찻숟가락을 당겨 들어올리는 모습이 꼭 사고싶은 내 마음을 들어올리는 것 같았다. 용돈으로 아빠에게 이런 휴대폰을 사주겠다는 딸아이의 착한 마음 속에는 그 댓가로 최신식 휴대폰을 아빠와 함께 사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숨어있기도 하다. 이참에 낡은 휴대폰을 확 바꿔버릴까...... 내 오래 된 휴대폰으로 남 보기에 창피하다는 아내와 딸아이를 보면 자연스럽게 교체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