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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었다. 어제 일요일 예레반에는 폭설이 쏟아졌다. 밤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겨울인 나라에 이런 날씨이면 쉽게 이해가 가지만, 아르메니아는 벌써 완연한 봄기운이다. 홍조를 띄우면서 피어나고 있는 살구꽃이 '미쳐버린 날씨' 때문에 눈에 파묻혔다. 혹한도 맞았다. 과연 저 꽃이 살아남아 맛있는 살구를 맺을 지 의문이다.
아르메니아 친구는 "올해 우린 맛있고 붉은 살구를 잊어야 한다"고 비관적이다. 폭설에 파묻힌 살구꽃을 보니 우크라이나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북반구에 서서히 봄기운이 다가와 만물을 소생시키는 데 그만 우크라이나는 정국불안과 전쟁위기에 처해 있다.
저 살구꽃이 폭설과 혹한을 끝까지 잘 버텨서 아르메니아 사람들에게 맛있는 살구 공양을 해주길 바란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봄을 만끽할 수 있도록 국내외 위정자들이 '자기만의', '자기민족만의' 욕심을 버리고 인류인주의에 바탕해서 빠른 시일내에 원만한 해결점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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