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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튤립과 풍차의 나라가 아니다"라 한다면 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저 세상에서 온 사람이거나 최고의 무식쟁이로 놀림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일정부분 이것은 사실이다. 튤립과 풍차 없는 네덜란드는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특히 튤립은 네덜란드 수출품목의 효자 중 효자이다. 봄이 되면 네덜란드 들판은 그야말로 튤립의 천하가 전개된다. 이 전형적인 네덜란드 꽃을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튤립의 본산지는 네덜란드가 아니다. 1612년 네덜란드 상인들이 터키로부터 이 튤립을 가져왔다. 당시 튤립이 전성기를 맞았고, 네덜란드인들은 직접 재배를 시도했다. 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바로 튤립이 네덜란드 땅에서 아주 잘 자랐기 때문이다. 튤립은 곧 네덜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꽃이 되었다.
풍차는 어떠한가? 풍차는 오늘날 네덜란드 풍경을 만드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16세기 풍차는 간석지가 될 호수에서 물을 퍼내는 데 사용되었다. 심지어 해면에서 밑으로 6터까지 물을 퍼내고 간석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풍차는 네덜란드의 발명품이 아니다. 최초의 풍차는 중국과 페르시아에 있었다. 이 나라는 곡식을 빻아서 가루를 만드는 데 풍차를 사용했다. 네덜란드는 풍차를 물을 퍼내고 나무를 자르는 데 활용했다. 1600년 무렵 선박제조용 목재를 자르기 위해 풍차를 흔히 사용했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의 대표적 상징인 튤립과 풍차는 네덜란드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어느 날 네덜란드에 왔고, 네덜란드인들이 조금씩 자기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러므로 새로운 것 혹은 남의 것이라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그것을 시도해보고 활용성을 찾아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곧 남의 것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나라 대신 바로 그것을 상징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을 네덜란드의 튤립과 풍차는 잘 말해주고 있다. (* 참고자료: Berr de Wit가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Ĉu tipe Nederl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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