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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금융위기 광풍이 사방에 불고 있다. 한국은 지난 10월 10일(금) 하루만 해도 달러가 1,460원까지 폭등했다가 1,225원까지 폭락하는 등 일중 변동폭이 235원에 달했다고 한다. 한국 방송과 언론에 뉴스를 제공하면서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한데 원화가치 하락은 치명적이다. 이 광란의 춤을 추는 환율이 제자리고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몇 일 전부터 아내는 장모와 자주 전화를 하면서 리투아니아 은행엔 예치되어 있는 돈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상의해왔다.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니면 좀 더 안전한 은행으로 옮길 것인가 아니면 집에 당분간 보관할 것인가를 두고 적지 않은 고민을 해왔다.
10일 아침 처제로부터 긴급전화가 왔다. 은행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당장 예치된 돈을 인출하라고 권했다고 한다. 아내는 곧 리투아니아 은행 신용도와 금융위기에 관한 많은 인터넷 기사를 찾아 읽었다.
“부도난 리만 브라더스사가 리투아니아 한 은행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고 있다”, “한 은행이 리만 브라더스사에 돈을 빌려주었다”, “라트비아에선 벌써 은행직원 200명이 해고되었다”, “10월 12일 리투아니아 총선이 끝난 후 위기의 폭탄이 더욱 가시화될 거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니 큰 액수는 아니지만, 일단 예금을 인출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은행으로 가서 예금 전액을 인출했다.
리투아니아에선 예금을 인출할 경우 수수료 0.6%를 지급해야 한다. 만약 1년 은행이자율이 6%라면 한 달 이자율은 0.5%이다. 그런데 예금을 인출할 시 0.6%를 내야 하면 결국 한달 예치하는 것은 손해이다. 차라리 위험하지만 집에서 돈을 보관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아무튼 리투아니아엔 아직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하지만, 우리 집과 주위의 많은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아 일단 돈을 은행에서 인출하는 것으로 일차 대응하고 있다.▲ 곧 총선을 치르는 리투아니아의 국회는 EU의 예금보호 확대에 대한 답을 아직 못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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