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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하얀 눈이 하늘하늘 내리기에 거실 창문 틀에 기대어 밖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때 새 두 마리가 먹을 것을 물고 나뭇가지에 앉아서 내리는 눈을 조용히 맞고 있었다.
두 마리인데 왜 색깔이 다르지?
알고 보니 암수다.
암컷은 몸통이 회색을 띤 갈색이고
수컷은 몸통이 주황색이다.
머리는 푹 파묻혀 있고 배는 불룩 튀어나와 있다.
마치 그 모양이 복어를 닮았다.
모처럼 색깔이 확 틔는 새를 보자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어~~~~디에서 (이 새를) 봤지?"
"우리 집 창문 밖에서..."
"내일 (나도) 밖에 나가 찾아봐야지."
"왜 감탄했니?"
"sniegena를 정말 정말 오랜만에 봤네. 언제 마지막으로 본 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어~~ 나는 (우리 집 앞 나뭇가지에 있는 이 새를) 자주 보는데."
친구가 리투아니아어로 이 새 이름을 sniegena라고 하자
한국어 이름이 궁금해졌다.
몇 번 검색을 해보니
라틴어로 Pyrrhula pyrrhula (피르르훌라 피르르훌라)다.
한국어 이름을 보자마자 참 신기했다.
이 새는 참새목 되새과의 한 종으로
한국에서는 드물게 발견되는 겨울철새라 한다.
한국어 이름이 참 멋지다.
이 새의 한국어 이름은 <멋쟁이새>!!!
잎이 다 떨어진 잿빛 나뭇가지에서
통통한 몸매를 주황색 넥타이로 맨 멋진 모습이라
누군가가 <멋쟁이새>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을까...
이제 이 새의 한국어 이름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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