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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하순 지중해 몰타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세인트 폴 베이(Saint Paul's Bay)에 배들이 정박해 있다. 특히 알록다록 여러 색으로 칠해진 배들이 눈길을 끈다. 이는 몰타의 전통 고기잡이 배인 루쭈(luzzu)다.
이 어선들은 보통 노란색, 붉은색, 초록색 그리고 파란색으로 밝게 칠해져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눈에 띈다. 하나 같이 뱃머리에 눈 한 쌍이 그려져 있다. 무슨 의미일까?
사람 눈으로도 보이고 물고기로도 보인다. 보는 사람의 상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겠다.
몰타 가족여행 전에 미리 몰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 아내가 루쭈 앞에 장식되어 있는 눈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이는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사람들의 풍습에서 유래된다. 이 눈은 '호루스의 눈'(고대 이집트의 신격화된 파라오의 왕권을 보호하는 상징) 혹은 '오시리스의 눈'(고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서 풍요를 상징 또는 부활과 재생을 의미)와 관련이 있다. 이 눈은 바다에 있는 동안 어부들을 보호해 준다.
루쭈는 흔히 몰타의 상징 중 하나로 여겨진다. 루쭈가 많이 정박해 있는 어항은 마르사실로크(Marsaxlokk)다. 몰타 섬 남동부에 위치해 있다. 이번 여행에서 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혹시 비닷솟 물고기들이 이 눈 한 쌍을 가진 배를 물고기로 착각하는 것이 아닐까... 배가 앞으로 나아가면 동료 물고기가 오는 줄 알고 바닷속 물고기들이 이를 환영하러 다가오다가 그만 그물에 걸려드는 것이 아닐까... ㅎㅎㅎ
고기잡이를 나가는 몰타의 어부들이 호루스의 보호를 받아 무사하고 오시리스의 도움을 받아 만선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이런 장식을 만들었을 것이다. 저 폴 베이를 지나 고기잡기 나간 어부들이 다 이 눈의 위력을 얻기를 바라본다.
이상은 초유스 몰타 가족여행기 5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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