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1. 1. 05:39

12월 30일 아침 6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을 나섰다. 공항까지 5km 거리이다. 화물칸에 보낼 짐을 가방 하나에 다 넣어보려고 했으나 힘들었다. 특히 유럽은 겨울, 브라질은 여름이니 겨울옷과 여름옷 둘 다 필요했다. 하지만 옷이라 짐이 가벼웠다. 큰 가방은 17kg, 작은 가방은 5kg 나갔다. 택시를 탔으면 했으나, 아내는 버스를 강력 추천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공항 직원들이 출근하는 듯 버스는 만원이었다.

짐을 보내고, 기내반입 가방만 검사하고, 일체 여권 심사가 없었다. 3시간의 비행 끝에 아침 10시 파리에 도착했다. 빌뉴스에서 화물칸 짐을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 공항까지 보낼 줄 것을 부탁했다. 환승시간이 무려 12시간이라 파리 시내 관광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파리에도 여권 심사 없이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쉥겐 조약이 참 편리함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파리 드골공항 2청사로 나오자마자 복도에 큰 간판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새해인사 간판이었다. 프랑스어로 크게 쓴 문구 상하로 모두 11개 언어로 된 새해인사 문구였다.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이렇게 한국어 새해인사말을 읽게 되어 아주 반가웠다.

이어서 2D 11번 출구에서 파리 시내 중심인 오페라까지 Roissy 버스를 탔다. 요금은 8.90유로,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흐린 날씨였으나,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막 오페라 정류장에 내리니 우산이 필요할 정도로 비가 왔다. 온도는 영상 3도였다. 비까지 내리는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빌뉴스보다 파리가 따뜻할 것 같아 겨울옷을 그렇게 준비하지 못했다. 이내 아내는 심한 추위를 느꼈고, 오래 기다리더라도 가급적 빨리 공항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래도 파리까지 왔으니, 이번에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갔다. 오페라에서 몽마르트 언덕까지 구슬 비를 맞으며 걷느라 고생 좀 했다. "여행은 재미있지만 역시 집이 제일이다"는 것을 매번 일깨워준다.

빗방울은 굴거지고 온도가 내려가자 눈발이 휘날리기까지 했다. 공항으로 돌아오고자 발걸음을 재촉했다.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로 밤 11시 15분 출발하는 비행기라 저녁 9시까지 공항에 돌아오기로 했으나, 날씨 때문에 결국 4시에 파리 드골공항으로 돌아왔다.

한산한 2E 청사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이 기사를 썼다. 오늘 파리에서 받은 인상 중 손꼽히는 것은 바로 드골공항에서 만난 한국어 새해인사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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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