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브라질2009. 1. 12. 23:00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인공어 에스페란토가 과거 한 때 반짝거리다가 사라진 언어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언어를 배워서 무엇에 써먹을 것일까?!

에스페란토는 자멘호프(1859-1917)가 188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발표한 세계 공통어를 지향하는 언어이다. 변음과 묵음 등이 없어 적힌 대로 소리 내고, 품사어미와 강조음 등이 규칙적이어서 익히기 쉽다.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은 "1민족 2언어 주의"에 입각해 언어 같은 민족끼리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는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것을 지향한다.

자멘호프가 태어난 옛 리투아니아 대공국령인 지금의 폴란드 비얄리스토크는 당시 여러 민족들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고, 민족간 불화와 갈등이 빈번했다. 자멘호프가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중립적인 공통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유럽 여러 언어들의 공통점과 장점을 활용해 규칙적인 문법과 쉬운 어휘를 기초로 에스페란토를 창안한 이유다.

아내와 함께 브라질을 여행하면서 늘 일상에서 쓰는 말이 에스페란토이다. 그리고 이곳 브라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리오데자네이로, 사옹파울로에 이어 환경도시로 알려진 이곳 쿠리티바에서도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다.

지난 토요일(1월 10일) 쿠리티바 에스페란티스토들의 모임에 참가했다. 사실 같은 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모이면 그 국어로 말하는 것이 흔하다. 하지만 이날 만난 사람들은 국어인 포르투갈어를 쓰지 않고 모두 유창하게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퇴임한 대학교수부터 경찰관까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였다. 한 친구는 쿵푸와 태극권을 수련하고 있다면서 멋있게 자세를 취해보기도 했다. 

브라질에 와 있지만 에스페란토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포르투갈어를 모르고도 이렇게 에스페란토 덕분에 브라질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포르투갈어 교수를 역임한 제랄도 박사에 의하면 포르투갈어와 에스페란토는 어근이 거의 60%가 동일하거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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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초유스의 브라질 가족여행기 8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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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