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4. 19. 07:21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는 경제 불황으로 짓다가 중단된 아파트나 주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제 위기에 자신의 집을 거의 무일푼으로 지은 대학생이 화제를 모우고 있다.

례투보스 리타스 4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학생이 약 200리타스(한국돈 10만원)로 자기 집을 지었다. 이 기사는 가장 싸게 집을 지은 사람으로 그를 소개하고 있다. 테오도라스 말리나우스카스는 23세로 현재 빌뉴스 미술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단돈 10만원으로 집을 지었을까?
이 건축비용은 10만원은 나무못, 공구, 그리고 약간의 부품을 사는 데 들어간 비용이다. 나머지 다른 건축자재들은 건축현장 쓰레기 더미나 집수리를 하는 사람들로부터 무료로 구했다. 그는 여전히 쓸 만한 건축자재들이 버려져 것을 보고 그냥 지날 수가 없었다. 집수리를 하는 사람들은 버리는 물건을 흔쾌히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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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대학생 테오도라스가 단돈 10만원에 지은 집 (관련 기사 사진 촬영)  

이렇게 모은 자재로 건축 일을 하는 아버지의 조언을 얻어 한 달 만에 혼자 집을 지었다. 비록 작은 집이지만,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집 크기는 15평방미터이다. 1층에는 작업실이고, 다락방에는 침실이다. 두 개의 테라스도 갖추고 있다. 종이 상자를 이용해 12센티미터 두께로 건물 벽에 보온효과도 주었다.

그가 15평방미터의 소형 집을 지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보다 더 큰 집을 지을 경우에는 여러 가지 건축허가를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는 지금 집 옆에다가 다시 15평방미터 규모의 집을 지을 계획이다. 이곳에 부엌과 욕실을 배치할 생각이다.

세상에는 엄청난 돈을 들어 궁궐 같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도 있고, 단돈 10만원을 들어 움막 같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각자의 돈주머니와 가치관에 따라 집을 짓고 스스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테오도라스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런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볼품이 없어 보이지만 이 집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집이라고 한다. 무조건 넓고 호화로운 집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집의 원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보기 드문 가치관을 지닌 대학생을 모처럼 보게 되어 흐뭇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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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