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5. 1. 26. 08:47

3주일 동안 한국에서 머물다 유럽 리투아니아에 있는 빌뉴스 집으로 최근 돌아왔다. 이번 한국 방문 중 생활에서 유럽 생활과 가장 비교되는 점은 다름 아닌 온돌이다. 온돌은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한국 전통적인 가옥 난방법이다. 

어린 시절 늦가을이나 겨울철에 뒷산을 돌아다니면서 땔감으로 소나무나 참나무 낙엽을 긁어 모우거나 썩은 나무 등을 패서 집으로 가져오곤 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심심해 불장난을 할 때 밤에 오줌을 싼다고 하지 말라고 하시는 어른들의 말이 여전히 귀에 생생하다. 따근따근한 아랫목 이불 속에 누워 있으면 저절로 잠이 사르르 온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여러 곳에서 단독주택 온돌방에서 자게 되었다. 이불로 덥혀진 방바닥은 따뜻했지만,위에는 한기가 나돌았다. 그래서 어느 집에서는 외투마저 입고 있어야 했다. 책상에 앉아 자판기를 두드릴 때에는 손가락이 시러워 호호 불러야할 정도였다. 급한 일이 아니였다면 이불 속에서 마냥 지내고 싶었다.

가옥의 창문과 벽두께를 보니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이중 혹은 삼중 유리 창문과 두꺼운 벽으로 된 유럽 가옥들에 비해 열손실에 취약할 수 밖은 집구조였다. 우리 집은 현재 실내온도가 21도다. 긴팔 옷을 입고 있으면 추위와 더위의 경계가 없는 안락하믈 누리고 있다. 손가락도 시럽지 않아 아무런 불편 없이 자판기를 두드린다. 그런데 바닥에 맞닿아 있는 발바닥과 발목이 종종 시럽다. 이럴 때 한국의 온돌이 몹시 그립다. 

* 따뜻한 방바닥이지만 창문과 벽이 얇아서 한기가 숭숭 들어온 어느 한국의 온돌방


물론 난방비가 제일 부담스럽지만, 온돌방 벽에 라디에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면 가장 이상적이 아닐까...

이렇게 열손실이 높은 온돌방에서 있노라면 사람이 쉽게 게을러지고 무기력해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그 옛날 창호지 문짝으로 어떻게 추운 겨울을 견뎌낼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애처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온돌방에서 여러 날을 함께 지낸 러시아인 에스페란토 친구는 온돌방에 감탄하면서 한마디했다.

 * 어깨가 시리다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휴식 중인 에스페란토 친구


"온돌방 바닥이 따뜻해 좋지만, 어깨가 시러워 움직이기가 싫어."

"맞아. 그래서 한국의 겨울은 일손을 다 놓고 그냥 푹 쉬는 계절이지."
"아, 그래서 우리도 지금 휴가 내고 여행중인가봐...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5. 7. 07:00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아직 땅이 얼어 있는 3월 초순 경에 숲 속에서 땔감용 나무를 베어낸다. 그리고 막 바로 장작을 패지 않고 어느 정도 햇볕에 마르도록 마당에 보관한다. 


요즘 장작이 땔감용으로 다시 인기이다. 난방을 위한 가스, 전기, 기름 사용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보통 4월 말이나 5월 초에 사람들은 장작을 팬다. 장작 패기는 남자 몫이다. 시골 동네 거리를 산책하다 보면 이집 저집에서 나무를 자르는 전기톱 소리와 장작을 패는 도끼 소리가 쉽게 들린다.


일전에 친척집을 방문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대개 일요일은 집안일을 하지 않고 푹 쉰다. 그래도 외국인이라 통나무들이 마당에 쌓여 있기에 어린 시절 장작 패기가 생각나서 도끼를 들었다. 


통나무 하나를 힘겹게 패는 것을 보고 친척이 시범을 보였다. 그는 가뿐히 통나무 두 개를 상하로 놓고 도끼를 내려쳤다.



통나무 한 개도 제대로 못 쪼개는 데 두 개를 한 순간에 두 조각 내다니... 그의 체력이 부러웠다. 한편 이 먼 이국 땅에도 여전히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숨 쉬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4. 24. 06:06

4월 초순부터 중앙 난방이 끊어졌다. 겨울철 방안보다 더 따뜻하게 옷을 입어야 한다. 지금 바깥 기온이 영상 15도이고, 실내 기온은 영상 17도이다. 컴퓨터 자판기를 치고 있는 이 순간에 손등과 손가락이 몹시 시리다.

* 우리 집 아파트 23일 낮 12시, 바깥 기온 영상 17.5도(왼쪽), 실내 기온 영상 17도)

(잠시 휴식) 욕실에 가서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근 후 다시 글을 쓴다. 며칠 전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는 어린 시절 많이 놀았던 텐트를 꺼내서 방안에 쳤다.

"왜 텐트를 쳤니?"
"놀려고."

딸아이의 말에 지난 1월 한국에 갔을 때 춥다고 방안에 천막을 처준 조카가 떠올랐다.


텐트 속에서 딸아이는 컴퓨터도 하고, 애완 햄스터와 놀기도 하고, 숙제도 했다. 정말이지 시간이 지나자 텐트 속에는 방보다 훨씬 더 따뜻했다. 


그냥 심심해서 놀려고 세운 텐트가 난방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완연한 봄으로 건물벽이 따뜻해져 실내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당분간 방안 텐트는 우리 집 상설물이 될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2. 12. 13. 07:01

최근 기차 화장실 사진이 공개되어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누리꾼들로부터 큰 화제를 끌고 있다. 무슨 일이기에? 마치 시베리아나 북극의 겨울을 연상시키는 혹한의 얼어버린 화장실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 속 화장실은 폴란드 기차에 있는 화장실이다.  


폴란드 북서지방 도시 쉬체친(Szczecin)에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까지 운행되는 기차에 있는 한 화장실이다. 12월 9일 폴란드인 아르투르 카민스키(Artur Kaminski, 68세)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가자 좌변기가 꽁꽁 얼어있었다. 당시 영하 3도였지만, 좌변기는 약 10cm 가령의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있었다.

*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12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승객이 불평하자 "적어도 기차칸에 눈은 오지 않잖아!"라고 승무원이 답했다. 폴란드에는 여전히 낡은 열차와 신형 열차가 공존하고 있다. 

버스 대신 기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행 중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겨울철 이런 난방이 되지 않은 화장실을 만나게 된다면,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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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2. 10. 15. 06:09

리투아니아는 벌써 완연한 가을이다. 기온은 보통 5-15도 내외이다. 요즈음 가장 부러운 것이 자가 난방을 할 수있는 단독주택이나 아파트이다. 리투아니아 중앙 난방은 3일 연속 하루 종일 평균 기온이 10도 밑으로 떨어져야 개시된다.

요즈음 우리 집 아파트 실내온도는 영상 16도이다. 버티기가 점점 극에 달하고 있는 듯하다. 지하 창고에 갔다놓은 전기 난로를 가져올까 말까 망서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일단 양말 두 세 컬레를 신고, 겨울 스웨터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더 견뎌내기로 했다.

* 실내온도 16도
* 첫 번째 양말
* 두 번째 양말
* 세 번째 양말
* 털 실내화
* 무릎 보호대 착용

실내온도 16도에서 가만히 책상 앞에서 일을 하면 무릎이 먼저 시려온다. 그래서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끝까지 악착같이 견뎌보자고 하는 이에게 곧 중앙 난방 배관이 따뜻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앙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지금의 환절기를 잘 이겨내야 가을 건강을 지킨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2. 13. 22:00

온도가 영하 15도 이상으로 내려가면 심히 걱정스럽다. 차고없는 아파트라 마당이나 거리에 차을 세워놓는다. 겨울에는 밧데리가 쉽게 방전된다. 특히 디젤차라 시동걸기가 휘발유차보다 더 힘든다. 밧데리를 차에서 떼내는 일도 꽤나 시간을 요한다. 무게는 거의 내 몸무게의 반이다. 낑낑대며 아파트 3층까지 가져오거나 내려가는 날에는 그 휴유증이 몇일 간다. 운전할 일이 없는 날에는 10-20분 동안 시동을 걸어놓는다. 영항 20도 내외가 지속된 최근 2주 동안 아예 밧데리를 집안에 갖다놓았다.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방전된 밧데리를 겪는다면 참으로 난감하다. 시동이 걸려도 난방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자동차 안이라면 그 고생은 상상이외이다. 영하 20도에 난방이 작동되지 않는 차를 타고 가는 한 스위스 사람의 해결책이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 되고 있다. 그는 22년 된 볼보(Volvo) 자동차 안에 장작 난로를 설치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마치 증기 자동차가 등장한 듯하다. 혹한에 자동차 난방을 난로로 해결하다니...... 어떻게든 한계 상황을 돌파해내는 이 스위스 사람의 해결 정신이 돋보인다.

* 최근글:
 여자가 젤 예쁜 나라 10, 동유럽이 3개국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4. 26. 08:00

요즘 북동유럽에 속해 있는 리투아니아에도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하늘이 맑은 날이 점점 많아지고, 창가에 있는 오리나무와 자작나무는
새싹으로 제법 푸르름의 옷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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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맘때 우리집 식구들이 가장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왜 이리 춥노?"
"요가일래, 양말 두 개 신었니?"
"털신도 꼭 신어라."
"잠바도 입어야지."
등등이다

이렇게 낮에도 양말 두 개와 겨울 외투를 입고 일을 한다.
바로 4월 초순에 중앙난방이 멈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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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에는 만 하루 평균온도가 8도 이상인 날이
3일간 연속으로 지속되면 중앙난방이 계절을 마감하게 된다.

특히 우리집 아파트는 실내벽이 50cm나 된다.
따뜻한 바깥 온기가 실내벽까지 완전히 전해지려면 여름철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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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집 아파트 실내온도가 영상 15도이다.
햇볕이 드는 곳에서는 견딜만 하지만
그늘 진 곳에는 이내 추위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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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는 집안에서 자주 줄넘기를 한다.
다행히 아래층 사는 사람의 '쿵쿵 소리'에 대한 불평은 아직까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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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해봐! 금방 몸이 따뜻해져."

전기난로가 있지만, 우리가족은 이를 사용하지 않고
집안에서 겨울옷을 입으면서 지금의 추위를 극복하고 있다.

* 최근글: 8살 딸, 헷갈리는 영어 문장 빨리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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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